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말과 글
말에는 '온도'가 있다.
누군가에게 오래 고민하고 말을 건네본 사람, 또는 그렇게 건네어진 말을 받고서 울림을 느낀 적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그 '온도'라는 것은 건넨 사람이 오래 붙들고 다듬으며 씨름한 끝에 글에 자연스레 베어든 체온이다.
편지라는 매체의 성격 상 거기에 실린 문장들은 글이면서 동시에 말이기도 하다. 이 말을 상대에게 더 잘 가닿도록 '따뜻하게' 완성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말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느끼도록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관여한다. 사용된 단어, 전체적인 문장의 호흡, 문장을 끝맺는 방법, 이야기를 전개하는 순서 등 여러 가지가 어우러져 편안하고 자연스럽고 무엇보다 따뜻한 말과 글이 완성된다.
그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은 '문장을 끝맺는 방법' 즉 어미를 잘 활용하는 것이다. 이 어미에 따라 문장 전체의 느낌인 '어투'자체가 달라지게 된다.
'했다'라고 하는 것과 '했어'라고 말하는 것은 말의 맛이 다르다.
마찬가지로 '-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지요'라고 말하는 것도 다르다.
아래 예시를 보면 좀 더 와닿을 수 있는데,
"그때 내가 제대로 사과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했다" -> "그때 내가 제대로 사과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했어"
"한번 찾아뵙지도 못했어요" -> "한번 찾아뵙지도 못했네요"
앞 문장과 뒷 문장이 미묘하게 뉘앙스와 느낌이, 말에서 풍기는 친밀함과 다정함의 정도가 다르다.
사람은 작은 차이에서 빚어지는 미묘하게 다른 느낌들을 구별할 수 있는 민감함이 있다. 특히나 마음과 마음을 직접적으로 잇는 편지라는 사적인 문서에서 그런 사소한 차이는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니 편지를 잘 쓰고 싶으신 분이라면 내용을 완성한 후에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읽으며 어미를 다양하게 고쳐보는 방식으로 최적의 문장을 완성해 나가실 것을 추천드린다.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에 작은 요소만으로 큰 변화를 미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