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나온 아이스커피를 손에 쥐어도 금세 땀이 흐르는 걸 보니 여름은 여름이다. 빨대도 꽂지 않고 땀이 흐르는 손바닥을 시원하게 할 겸 홀더도 마다한 채 꿀꺽꿀꺽 마셨다. 십 분 즈음 걷자 몸에 잠시 퍼졌던 냉기와 얼음은 온 데 간 데 사라졌지만.
꽤나 정신없이 살아서 그런 지 무더위가 찾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지 못했다. 입버릇처럼 이맘때 쯤이면 올해도 반이 지났으니 남은 기간은 알차게 살아봐야지라고 다짐했었다. 항상 지나온 반을 잘 살았으면서, 욕심도 많지.
올해는 이상하게도 벌써 반을 지나왔다는 사실도, 그중 선명하게 기억이 날 만큼 좋았던 순간이 몇 안된다는 사실도 싫지가 않다. 제법 괜찮은 돌아봄이 없는 삶에 익숙해진다. 잡생각이 많던 사람도 완전하지 않더라도 돌아보지 않는 법을 알아갈 수도 있는 걸까.
7월이다. 매미 소리가 울리면 더 더워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