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고 싶은 당신에게
삶은 고달프다.
몸은 매일 피곤함을 먹고 녹이는 운동을 반복한다.
마음은 가스처럼 스며드는 각종 문제를 받아들이느라 바쁘다.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다.
그것을 과연 도피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그러나 그것마저도 쉽지 않다.
어느새 우리의 몸과 마음을 묶어 놓은 거미줄이 너무 튼튼해 졌기 때문이다.
줄이 튼튼 해 질수록 끊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그럴 때는 나의 아지트로 숨어 들어간다.
내 앞에는 컴퓨터 모니터가 하얗게 펼쳐져 있다.
한 자 씩 낱말들이 찍혀져 간다.
마치 하얗게 펼쳐져 있는 눈밭에 발자국을 찍듯이 그렇게 발자국들은 쌓여간다.
나는 왜 글을 쓰는 이 순간을 아지트로 삼은 것인가.
이곳에 가만히 누워 세상을 본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참으로 심각하고 중요한 물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누구도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하거나 대답을 해 줄 수 없다.
그렇다고 포기할 일은 더욱 아니다.
나는 글을 통해서 이야기를 하고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그것이 시일 수도 있고 소설일 수도 있다.
이 순간은 내가 고민하고 혼란스러워 할 세상과는 담을 쌓는다.
나는 이 순간을 즐긴다.
세상에 오직 나만이 존재는 절대 고독의 시간과 공간.
이곳에는 돈도 명예도 상대적 박탈감도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나답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순간 나는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는 것이다.
글쓰기는 나의 아지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