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고 싶은 당신에게
보통 직업을 나눌 때 육체적인 노동과 정신적인 노동으로 나누곤 한다.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도 그렇게 해서 생긴 용어일 것이다.
우리의 교육이 그래 왔다.
육체적 고달픔으로 먹고사는 것에 매달려 왔던 우리 어버이들은 자식들을
그 고통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교육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것이다.
판사, 변호사, 의사와 같은 직업들은 앉아서 하는 직업들이다.
그리고 펜을 굴려야 하는 직업들이다.
그에 비해서 엔지니어나 스포츠 선수들은 서서 하는 직업이다.
그리고 펜 대신 도구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과연 직업들이 그런 이분법적인 잣대로 나누어질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판사나 변호사가 몸을 쓰지 않으면 금방 허약해져서 펜을 굴리기가 어려워진다.
운동선수가 머리를 쓰지 않으면 그가 가진 기술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다.
사실 생각해 보면 우리 몸은 일방적으로 한쪽만 사용할 수 없게끔 되어 있다.
몸과 마음이 분리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글쓰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정신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그건 틀림없이 맞는 말이다. 그것도 아주 혹독한 중노동에 속한다.
하루 종일 글쓰기만 했는데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되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정신적 에너지의 소모가 얼마나 몸에 영향을 끼치는가를 말해 준다.
달리 말하면 몸이 건강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글이 나오기 어렵다는 말이다.
긴 글일수록 그것은 더욱 분명해진다. 장편 소설을 쓰는 작가들은 탈고를 하고 나면 적어도 몇 주일에서 몇 달은 쉬어야 한다. 몸과 마음이 모두 소진되었기 때문이다.
글을 오래 쓰려고 생각한다면 몸을 그만큼 잘 관리해야 한다.
작가들은 나름대로 몸을 관리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운동을 한다든지 산책을 한다든지 여행을 하는 것 같은 방법들이다.
글쓰기를 정신적인 노동이라고 한정 짓지는 말아야 한다.
글쓰기는 몸과 마음이 합해지는 순간 진정한 결과물이 나온다.
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고 그것들이 글에 녹아드는 순간 그 모든 것들은 하나가 된다.
그것을 우리는 명작이라 부른다.
글쓰기는 단 하나의 명작을 위한 수많은 습작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