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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그래퍼 Sep 06. 2023

락페스티벌 처음 가본 날 사진 일기

가볍게 기록하는 일상


내가 락페스티벌에 빠질 줄이야!

평소 락 음악을 즐겨 듣지 않던 내게 남편은 전부터 함께 락페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그래서 난생처음 가본 락페에 난 완전히 반하고 말았다.


그동안 집 안이나 차 안에서 남편이 락 음악을 틀 때면 “너무 시끄러워 소리 좀 줄여줘”라는 말이 내 단골 대사였다. 그런데 수많은 관중과 함께 아티스트의 표정과 몸짓을 직접 눈으로 보며 경험한 락 음악은 그동안 들어왔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


공명과 교감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내가 어렸을 때 들어봤던 노래를 어떻게 나보다 열 살은 더 어려 보이는 사람들도 가사를 외워 따라 부를 수 있는지!

가수와 관객이 함께 떼창을 할 때는 가슴에 울림마저 있었다.


내 컨디션에 맞춰서 스탠딩 존과 피크닉 존을 오가며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입장 후 첫 무대에서 신나게 뛰어 논 이후에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졌었는데, 돗자리 위에 양산을 펴놓고 누워서 쉬니 금세 회복됐다.


아침에 맑은 하늘과 함께 시작한 페스티벌은 붉게 진 노을이 이후 까맣게 어두워져도 계속 이어졌다. 마지막 무대가 끝나고 퇴장하면서, 남편에게 “데려와 줘서 고마워, 왜 그동안 같이 오고 싶다고 했는지 알겠어”라고 얘기했다. 남편도 뿌듯한 눈치였다.


이날 이후 집에서 락 음악이 들릴 때 내 태도가 바뀌었다. 전처럼 시끄럽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신나서 몸을 둠칫둠칫 흔들게 된다. 집에서 음악에 맞춰 손을 흔들고 있으니 남편이 되려 황당해하며 웃었다.


몇 달 뒤 내가 사는 지역 근처에도 소규모 락페스티벌이 열린다고 하는데 그때도 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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