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기록하는 일상
함께여서 더 눈부시고 행복한 여름 날!
공주로 이사 온 지 딱 일주일 되는 주말에 친정 식구들이 놀러 왔다. '만약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라는 책 어린 왕자 속 문장처럼 나도 가족들이 놀러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며칠 전부터 기대감과 행복감에 들떠 있었다.
지금 사는 집의 방을 꾸밀 때부터 방 하나는 서재 겸 손님방으로 용도를 정해두었다. 양가 직계가족과 친한 친구들이 모두 수도권에 살기 때문에, 그들이 공주로 놀러 온다면 최소 1박은 필수일 거라 생각했다. 미니 소파와 미니 냉장고, 미니 휴지통, 비워둔 행거 그리고 보송보송한 새 침구로 손님방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 첫 손님(나의 친정 식구들)이 오는 당일에는 도착 예정 시간 약 30분 전부터 시원한 웰컴 드링크와 과일도 준비해 놓고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친정 식구들이 도착한 이후로 1박 2일의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계룡산에 자리한 동학사에서 산길을 산책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 부부가 정말 좋아하는 카페 엔학고레에서 아름다운 경치와 해질녘 빛나는 윤슬을 보며 쉬었다. 이틀 내내 공들여 골라둔 맛집에도 함께 가며 위장이 1분 1초도 비는 일 없게 코스를 채웠다. 우리 집을 둘러 본 부모님은 일주일 만에 이렇게 집을 정리해두었느냐며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늑해 보이는 집 모습에 많이 좋아하셨다. 결혼해서 부모님과 떨어져 산지는 이미 4년이 지났더라도 이렇게 멀리 다른 지역으로 이사 온 건 부모님 마음에 또 다른 걱정거리였던 것 같다. 그래서 궁금한 마음에 이사 후 일주일 만에 바로 보러 오셨고, 다행히 안심하며 떠나셨다.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그냥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나의 가족들.
나를 보는 눈빛과 표정 그리고 모든 소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숨 쉬듯 애정이 묻어 나온다.
언제나 고마운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해서 더욱 특별하고 행복한 주말이었다. 이 주말의 추억으로 이 낯선 동네에 한층 더 정을 붙이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