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 Apr 24. 2024

이제는 알았습니다. 우리가 끝났다는 것을

마지막 전화 통화

어제 X와 전화통화를 했다.

전화통화를 하는 내내 즐거웠고,

그 시간의 잔상이 꽤 오래 갔던 것 같다.

역시 우리는 참 잘 맞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인지 하루종일 그 시간을 곱씹게됐다.

그리고 우리의 관계를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그러다보니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관계가 완전히 끝나버려서

이어 붙일래야 이어 붙일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이어 붙일 미련도 없었다.

단지, 그 시절의 우리가...

무해하게 떠들던 우리의 대화가

추억하고 싶고 그리웠던 것 뿐이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시그널이라고 생각했던걸까?

그가 통화 내내 "우리 자연스럽게 살자"라는 말을 했다.

억지로 만나지 않으려 하지말고, 

원하는 것을 거스르지 말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가 늘상 남기는 여지같은 것이다.

예전에 나였다면, 설레었을 것이다.

(바보같지만,,X의 저런 말에 설레는 여자가 있나 싶지만서도,,어릴적 나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더이상 보기 싫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와의 통화가 참 좋았는데도 말이다.


이상하게 그를 다시 보기는 싫었다.

다시 그를 보면, 이 좋았던 추억에

흑탕물이 끼얹져질 것 만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문득 인생 첫 남자친구와의 마지막이 생각났다.

그와의 마지막에도 이런 느낌이 들었다.

'아 우리는 다시 만나면 안되겠다, 만나면 추억까지 지저분해지겠구나'

딱 이런 생각이다.]


약 4년 전 그를 처음 만나, 3년의 세월을 지지고 볶았다.

만나면서도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겪으며,

우리는 절대 헤어질 수 없을거야라는 생각을 종종했었다.

그런데 우리도 결국 끝이 났다.

절대 헤어질 수 없는 관계는 없구나 싶으면서도

운명 같았던 그도 결국 내 인연은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우연이 아니라면 그와 만날 일이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막장 드라마보다 더한 연애를 했던 우리의 연애도 막을 내렸다.


잘 헤어져서 다행이다.

오빠 잘 살아!


                    

작가의 이전글 X와의 전화통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