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따라그리기
지금은 관심사가 영화나 게임으로 완전히 넘어가버렸지만, 어렸을 때는 책을 정말 많이 읽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 있게 찾아보던 분야는 각종 여행기이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 해외를 나가본 적이 없는 나에게, 한국 밖으로 나가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판타지 소설 속 모험가들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야 처음으로 해외를 혼자 가보았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말하는 낯선 언어와 나를 둘러싼 낯선 풍경의 모든 것이 판타지스러운 경험이었다. 새로운 음식과 새로운 문화,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 어렸을 때보던 책 속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여행기를 잘 읽지 않는다. 그 대신 내가 책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 후로 몇 년이 지나고 더 많은 여행을 해보았지만, 정신없는 삶 속에 나는 그 소망을 잊고 살았다. 시간이 여유로울 때가 돼서야 브런치를 통해 내 경험을 반추하며 글을 쓰고, 작은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렸다. 글이라고는 논술 선생님께 조금 배운 게 전부인 나의 글은 매우 조악하고 평면적이며, 낡은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의 화질의 인쇄 상태는 좋지 않고, 독학으로 따라 그린 그림은 해상도가 깨진다. 그럼에도 요새는 세월이 좋아서 한 권씩 주문제작으로 생산해주는 출판사와 좋은 친구를 둔 덕택에 내 소망을 이룰 수 있었다.
글 쓰는데 1년, 책 낸다고 말만 하고 편집하는데 반년, 군대 이후로 내 인생의 장기 프로젝트는 없을 줄 알았다. 내가 기념으로 가지려고 만든 거라 컬러 인쇄를 하느라 책 값이 많이 비싸다. 절대로 사지 말자
하지만 링크는 아래에 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5138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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