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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Dec 16. 2021

빽으로 들어온 자가 성공하는 법 <스파이더맨:노웨이홈>

아이언맨의 사이드킥에서 벗어나기

* 스포일러 주의


MCU에서 톰 홀랜드가 보여준 스파이더맨은 지금까지의 두 번의 영화 시리즈에서 보여준 스파이더맨과 결이 달랐다. 벤 삼촌과 기원을 과감히 삭제하고, 캡틴 아메리카의 영화에 조연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어벤저스를 겪으며 팁업 무비와 두 번의 솔로 영화에서 아이언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성장했다. 이염되는 빨강과 파랑의 쫄쫄이 슈트를 입던 스파이더맨이 나노 기술의 최첨단 아이언 스파이더 슈트와 AI를 탑재했을 때, 그런 점이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기존의 스파이더맨과 상당한 이질감을 느꼈다.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사회적으로 힘들고 감정적으로 좌절하며 가난해서 히어로와 생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스파이더맨은 없고 항상 당당하며 자신감에 차 있는 리틀 아이언맨에 가까웠다.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이 가장 인기 있는 요인인 '우리와 비슷함(=찐따미)' 이 MCU에서는 가장 희석되어 나타났다. 그래서 흔히 스파이더맨을 아이언맨 백에 낙하산 어벤저스라는 말이 항상 따라왔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런 스파이더맨을 확실히 스파이더맨의 근본으로 다시 돌려놓았다. 


- 원작의 레퍼런스

노 웨이 홈이 원작에서 따온 레퍼런스는 명확하다. 원작 코믹스 '시빌 워'에서 아이언맨의 편에서 서서 스스로 정체를 밝혔다가 숙모와 MJ가 위험에 처하고 결국은 MJ와 만나지 않는 것을 대가로 메피스토에게 자신의 정체를 사람들이 잊도록 거래한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 멀티버스와 닥터 스트레인지로 잘 설명했다. 이외에도 소니의 스파이더맨 영화들에게서 따온 레퍼런스도 가득하다. 


- 각자도생 스파이더맨

MCU는 어벤저스라는 스토리의 하나의 큰 줄기가 있었다. 반면 엔드 게임 이후 개봉한, 블랙 위도우, 이터널즈, 샹치 등은 서로 스토리의 연결점이 미미하고 각자 독립적인 영화라 봐도 무방하다. 노 웨이 홈도 마찬가지이며 이 이후로 나올 스파이더맨의 영화도 팀업보다는 스파이더맨만의 솔로 무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스파이더맨에게서 나노 슈트는 보기 힘들 것이고, 다른 히어로들과의 동반 출연도 힘들 것 같다. 


- 아쉬운 점

가장 아쉬웠던 건 어색한 CG이다. 작업 시간이 모 잘랐던 건지, 슈트 위에서 얼굴이 둥둥 떠다닌다. 그리고 빌런들의 액션이 연계되지 않았고 샌드맨과 그린 고블린의 서사가 너무 부족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캐릭터를 나오게 하려 하다 보니 어영부영 싸우고 있는 상황이 더 많았다. 


- 중졸 스파이더맨

찬란한 대학 생활을 꿈꾸던 스파이더맨은 이제 낡은 월세방에서 성질 더러운 집주인에 시달리는 중졸이 되었다. 항상 불행하기에 친근한 히어로였지만, 이제 MJ랑 네드도 안나와서(MIT에서 뉴욕은 멀다) 세상에 홀로 남은 스파이더맨을 보니 슬프기까지 하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이 기획되어 있고 무려 3편의 영화를 더 제작한다 하며 흑인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니 앞으로의 스파이더맨의 행복한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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