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영화제와 한국 관객의 평가가 갈리는 이유
- 라멘인 줄 알았으나 공항에서 파는 외국인용 라면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공항에 간지도 오래되었지만 공항에서 먹는 음식은 뭔가 다르다, 외국인들을 위해서 인지 짜기보다는 달달한 편에 가깝고, 호불호가 강한 양념이 적은 느낌이 든다. 외국에서 먹었을 때도 그랬다. 오사카 공항에서 먹은 돼지 덮밥도 일본에서 먹은 거에 비해 너무 달았고, 독일 공항에서 먹은 독일 스팸은 돼지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깔끔해서 어색했다. <브로커>도 그런 영화다.
- 내가 한국인이라 이 영화가 재미없다
배경은 부산이지만 사투리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을 시작으로 이제 것 접해보지 못한 다양한 한국인들의 등장한다. 살인범을 앞에 두고, 실적을 올리기 위해 일부러 잡지 않는 경찰에 인신매매에 살인을 저질러 놓고도 잡히지 않고 세탁소를 계속 운영하는 세탁소 아저씨, 불륜으로 태어난 남편의 자식을 키우려는 조폭의 아내까지,
- 한국인들에게는 너무 어색해
배경이 일본이라면 너무나 자연스러웠을지도 모른다. 내가 단순히 외부인으로 바라볼 뿐인 일본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라며, 그냥 넘어갔을 부분이다. 내가 할리우드 영화나 일본 영화를 보고 아무리 이상한 설정이 나와도 어색하지 않은 것처럼, 이 영화를 본 외국인들도 전혀 어색함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는 한국은 내가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 한국이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든다.
- 외국인들에게 좋은 영화
일본어를 그대로 번역한 듯한, 문어체의 대사는 덤이다. 보육원 방 안에서, 모텔 방 안에서, 관람차 안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의 나열은 연기력이라면 어딜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배우들 사이에서 나를 부끄럽게 한다. 외국인 감독이다 보니 한국어가 전달하는 뉘앙스나 구어체와의 차이 문제를 제대로 연출하지 못한 것이 확실하다. 몇몇 부분에서 음향이 뭉개져서 제대로 안 들리는 문제가 이를 증명한다. 외국 상영 버전에서는 모두 자막으로 대체할 테니 이런 대사와 음향의 문제도 많이 줄어든다.
- 외국 영화제와 한국 관객의 평가가 갈리는 이유
고레에다 감독 특유의 감성적인 느낌과 소박함을 보고 싶었으나, 일본의 영화를 어설프게 한국에 적용한 결과는 좋지 않았다. 능력 좋은 영화감독이고, 배우들과 함께 기획한 만큼 한국에 대해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옆 나라라서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을 이 영화는 한국인들에게 가장 재미없는 한국 영화가 되었다. 이 영화를 편견 없이 바라볼 외국인들의 시선이 조금은 부러워진다. 해외 영화제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한국 관객들에게는 외면당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한국 배우, 제작 + 일본 감독이라는 드문 조합이라 많이 기대를 했지만,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 중에서는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