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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산관리사 박치헌 Mar 23. 2019

재무설계 알기 쉽게 이해하기


재무설계라는 용어를 누구나 어디서든 한번 정도 들어본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막연히 어떤 의미인지, 나에게는 어떤 필요성이 있는지 제대로 알아본 적은 없는 경험이 대부분 일겁니다. 먼저 재무설계라는 용어를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여행과 비교하여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께서 유럽 여행을 준비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유럽 여행은 보통 한 개 국가만 여행할 수도 있지만 두 세 국가, 혹은 그 이상의 국가를 여행하는 대장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5개 국가 정도를 여행하는 일정을 계획하려고 합니다. 당연히 출발지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며 마지막 다섯 번째 국가의 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돌아오는 것이 유럽 여행의 최종 목표가 되겠지요. 


재무설계와 비교하면 출발지인 대한민국이 현재 우리의 재무 상황이며 마지막 국가까지의 여정을 무사히 마치는 것이 우리가 마지막에 달성하고자 하는 재무적 목표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5개국을 여행하는데 비행기 티켓만 구입하여 계획 없이 출발하는 사람이 많을까요? 간혹 도전 정신을 갖고 시도하는 분은 있겠지만 보통은 여러 가지 단계로 세분화하여 여행을 계획합니다. 이를 재무설계 과정(Process)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우선 방문하게 될 국가를 먼저 설정해야 하겠죠. 영국-스페인-포르투갈-독일-프랑스의 순서로 방문 국가를 설정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를 재무설계에 적용해 본다면 살아가면서 일반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특정 시기가 이 목적지가 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사회초년기로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시기, 두 번째는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가족을 형성하는 시기, 세 번째는 가족이 확대되거나 자녀를 양육하는 시기, 네 번째는 가족이 성숙하는 시기, 그리고 마지막 목적지로 은퇴 및 노후를 맞이하는 시기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각 나라에서의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게 되겠지요. 숙소는 어디에 머무를지, 음식은 어떤 맛집에서 먹어야 할지, 이동 수단은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차량을 렌트할지, 꼭 방문해서 구경해야 할 문화유산은 있는지, 예산은 하루에 얼마나 계획하는 게 좋을 지 등 국가마다 아주 다양한 세부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재무설계도 똑같이 소비, 지출 관리는 어떻게 할지, 저축은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지, 결혼자금 마련과 주택자금 마련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자녀 양육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준비하는 것이 좋을지, 은퇴 후에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을지를 고민하고 계획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행을 하다 보면 항상 모든 일이 계획대로는 되지 않습니다. 비행기가 연착되기도 하고 소매치기를 당하기도 하며, 일행이 다쳐 여행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여 항상 PLAN B도 미리 고려하여 준비하는 것이 재무설계에서는 리스크 관리의 분야가 됩니다.


이렇듯, 재무설계는 다양한 국가를 여행하는 유럽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현지의 자유로움을 느끼기 위해 무계획으로 여행을 가는 것도 좋지만 재무설계만큼은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인생을 설계하고 막연해 보이는 꿈을 손에 쥐어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재무설계는 가장 먼저 우리가 꿈꾸는 인생의 목표를 결정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우리의 재무적 자원인 자산, 부채, 소득과 비재무적 자원인 가치, 태도, 신념과 교육수준 등을 모두 활용하여 목표를 달성해 나가며 정기적으로 점검하며 일생에 걸쳐 달성해 가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목표’와 ‘과정’입니다. 목표와 과정은 시간이 흐르고 주변 환경이 변하거나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변함에 따라 조금씩 바뀌거나 새롭게 생기기도 합니다. 

재무설계가 가장 먼저 생긴 나라가 어디인지 아시나요?

재무설계가 가장 먼저 탄생한 곳은 미국입니다. 미국의 금융제도 초기에는 수많은 금융상품들 중에서 개인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한 환경에서 1969년 미국에서 ‘재무상담을 위한 윤리위원회’라는 조직이 설립되고 전파되어 국내에 도입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보험업계에서 개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라이프플랜에 맞추어 보험상품 판매를 위해 재무설계제도를 가장 먼저 도입했고, 은행에서는 1990년대 신탁상품을 소개하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프라이빗뱅킹(PB)을 도입하여 개인에게 맞는 자산관리를 시작하였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증권업협회가 자산관리사를 양성하면서 종합자산관리 계좌 관리를 시작으로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재무설계에 대한 영역은 개개인의 관심과 필요성에 따라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로 현재 여러분의 현금 흐름이 건전한지 분석하고 신용과 부채관리를 포함한 소비지출 계획을 수립하는 등 재무상태를 파악하는 ‘재무관리 영역’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여러분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여러분의 신체, 자산, 사회적 책임 등을 보호하고 대비하기 위해 보험을 활용하는 ‘위험관리 영역’이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그동안 여러분이 모은 자산을 증식하기 위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활용하고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계획하는 ‘투자설계 영역’이 있습니다. 네 번째로 여러분의 소득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세, 다양한 금융상품과 부동산 투자에서 발생하는 거래관련 세금, 그리고 자녀에게 물려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속 및 증여와 관련된 세금을 관리하는 ‘세금설계 영역’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은퇴 이후에 기대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달성과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도록 돕는 ‘은퇴설계 영역’이 있습니다. 올바른 재무설계는 이 모든 영역을 고루 설계해 나갈 때 완성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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