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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산관리사 박치헌 Mar 23. 2019

재테크와 재무설계의 차이

‘재테크’라는 용어를 우리는 흔히 접하고 있습니다. 지인들과 만났을 때에도 각자 재테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그와 동시에 비슷하게 많이 듣게 되는 용어가 재무설계입니다. 특히 사회 초년생부터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세대까지 재무설계 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둘 다 돈과 관련된 내용일 것 같고 매우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재무설계를 시작하기 전에 혼동하기 쉬운 두 가지 용어부터 구분해 보겠습니다.



재테크는 재무(財)와 테크놀로지의 합성어로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재테크는 여유자금을 그대로 두지 않고 투자 수익을 극대화 하는 데 모든 목적이 집중됩니다. 구체적으로 주식 또는 채권에 투자하여 배당과 이자 수입을 얻기도 하고 주가의 등락에 따른 시세차익을 얻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모든 활동이 재테크를 의미합니다. 개인의 입장에서 재테크는 여유자금을 잘 굴려서 자본이득을 얻고자 하는 활동으로 수익률은 높이고 비용과 세금은 줄이는 데에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투자에 대한 지식에 기초하기 보다는 투자 수익률이 좋은 인기상품에만 투자하려는 경향이 자주 나타나기도 합니다.



반면 재무설계는 특정 시점이 아닌 전 인생 혹은 후손의 생애까지 고려한 돈과 관련된 총체적인 계획을 의미합니다. ‘10년 후에 7억원 짜리 집을 대출 40%를 활용하여 구입하고, 자녀 2명의 대학 입학까지 소요되는 총 교육자금으로 2억원을 준비하고, 65세 은퇴 이후 매월 500만원을 받으면서 여유로운 노후를 즐기기 위해 15억원을 준비하겠다’ 같이 가정의 구체적인 재무 목표가 포함됩니다. 여기에는 나의 투자성향과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이렇듯 재무설계는 여러분 개개인의 성향, 환경과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맞는 재무설계를 하셔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예를 들어볼까요? 닭을 사려고 시장에 가서 A라는 닭과 B라는 닭 중에 한 마리를 사기로 했습니다. A 닭은 하루에 달걀 1개를 낳을 수 있고 B 닭은 하루에 달걀 2개를 낳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닭을 사시겠습니까? B 닭을 고르셨다면 여러분은 재테크를 하셨습니다. 여윳돈을 가지고 닭을 사러 가셨고, 같은 값의 닭이면 2배의 이익을 안겨주는 닭을 구입하여 수익을 극대화 하는 선택이 재테크입니다. 특판 이자를 주는 정기적금이나 예금을 판매하는 저축은행 상품을 가입하는 것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A닭은 수명이 10년이고 B닭은 수명이 5년입니다. 그리고 달걀 값이 매년 5%씩 오르고 있는데다 A닭은 모이를 하루에 100g씩 먹고 B닭은 모이를 150g씩 먹는다고 합니다. 사료 값마저 매년 7%씩 오르고 있다면? 이렇게 정보가 추가될수록 합리적이며 많은 수익를 줄 수 있는 가치판단이 어려워집니다. ‘시간’이라는 요소가 투입되는 순간부터 시점에 따른 가치판단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지는 것이죠. 1~2년만 본다면 B닭이 유리할 수 있지만 4년 이후부터는 A닭이 유리해 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사례와 조금 더 연결해 보겠습니다. 납입액에 대해 매년 4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이라는 상품이 있습니다. 이 상품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연간 총소득이 5,500만원 까지는 16.5%인 66만원을, 5,500만원 이상은 13.2%인 52만8천원의 세금을 돌려받게 됩니다. 다른 동료들은 세금을 더 내야 하는데 이미 낸 세금을 돌려 받는다는 건 상당히 기분 좋은 일입니다. 단 연금저축은 중도해지시 환급 받은 비율 만큼 공제된 후 돌려받을 수 있고, 무조건 연금으로만 수령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연금으로 받을 때에도 나이에 따라 최대 5.5%까지 세금을 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액공제라는 확정적인 환급율이라는 장점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선택하고 있는 것이겠죠. 이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연금저축을 선택했다면 그것은 재테크입니다.



재무설계에서는 어떻게 접근할까요? 개인의 성향, 환경과 목표가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에 먼저 적합한 금융사부터 선택해야 합니다.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이라면 은행이나 보험사의 연금저축 상품을, 적극적이고 자유로운 성향이라면 증권사의 연금저축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연금을 몇 세부터 받을 지와 몇 년간 받을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와 실제 본인의 은퇴시기도 고려해야 하고, 은퇴 이후의 현금 흐름에 대한 예상도 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연금을 받을 때 과세되는 5.5%의 세금은 연간 연금 수령액이 1,200만원 이하일 때만 해당되는 세율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연금을 받는 시점에 너무 많은 돈을 세액공제 연금저축 계좌에 적립해 두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국민연금도 받고, 퇴직연금도 받는다면? 이럴 때에는 연금 소득 뿐만 아니라 월급, 사업소득, 이자소득, 배당소득 임대소득 등 본인의 모든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소득세율로 과세됩니다. 결국 연금소득 때문에 다른 소득까지도 높은 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연금저축의 연금을 받는 시기와 국민연금, 퇴직연금을 받을 시기를 분산하고 은퇴 이후의 소득 규모를 예상해야 합산 과세를 최대한 막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 재무설계가 모두 포함됩니다. 조금 어려웠나요? 처음부터 모두 이해하실 필요는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재테크와 재무설계 사이에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은 없습니다. ‘재무설계’라는 큰 밑그림 속에 재테크 라는 세부적인 붓터치가 가해진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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