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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영변의 미국 여행기

영변표 여행 필수템 2

미국여행을 떠나기 전 던 경주에서 문득 정말 필요한 아이템이 띵-하고 떠올랐었다.


그것은 바로

"빨랫비누"


오늘은 여행지에서 세탁비누의 유용함에 대해 살짝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여행을 몇 차례 다니면서 여행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행짐을 줄이는 것이 핵심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행짐이 줄어야 짐을 쌀 때도 스트레스가 덜하고, 이고 지고 가는 짐도 줄게 된다.


리고 의외로 여행지에서 옷과 장착 아이템들의 가짓수가 적어야 더 편하더라는 것.

예전에는 여행 가면 내 모습이 사진으로 남겨질 일이 많아서 늘 옷을 다양하게 챙겨 다니곤 했었는데, 요즘엔 혼자 여행 다니다 보니, 사진에 찍힐 일이 별로 없어서 인지 매일 다양한 옷을 입어야 할 니즈가 상황상 줄기도 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속옷과 양말은 숙박 일 수에 따라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 은근 골치였다. before/ after를 구분해서 모두 들고 다녀야 해서 꽤나 번거로운 상황이 발생했다. 호텔에는 세탁서비스가 있긴 하던데, 속옷 양말만을 위해 유료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좀 애매하던 찰나, 엄마가 병원에 계실 때 간병인 여사님이 병실에 거주하시며 빨랫비누로 속옷과 옷가지들을 빨아서 널어두곤 하던 장면이 문득 떠올랐다.


아 빨랫비누다!라는 아이디어가 스쳤다.


그래서 나의 사랑 쿠팡으로 다음 행을 가기 전 날 부랴부랴 무궁화 빨랫비누를 주문했다.

내가 살 땐 1,700원이었는데 그새 올랐다.

이 세탁비누를 받고 얼마나 뿌듯하던지.

집에 있는 지퍼백에 담아서 여행캐리어에 당당히 넣었다. 다음 여행이 제주도였는데 제주도에서 꽤 유용하게 썼다.



이번 미국 여행의 경우에는 친척들 집에 머물기에 세탁기/건조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사촌 언니, 형부, 사촌오빠, 올케 언니는 내 방을 노크하고 매일 물었다. "Hey 승원, do you have any laundry today?"


처음에는 그들의 세탁기 돌리는 시간에 맞춰서 내 세탁물도 내놓았는데, 내 속옷을 다른 사람이 접어서 가져다주는 것이 무지하게 부끄러웠다.


그래서 내가 건조기 다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 세탁물을 내가 접어야지! 하며 기다리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꼭 기다리고 있으면 다른 할 일이 생겨서 내 방에 가거나 나가게 되어서 내 속옷 세탁물을 내가 접을 기회를 박탈당하곤 했다.


그래서 다시 캐리어 속 빨랫비누를 꺼냈다.


나의 독립성을 도와주는 빨래비누와 지퍼백

매일 샤워 후 내 속옷을 내가 빨아서 방에 널어놓으면 끝. 제일 좋은 건 옷걸이가 있다면 옷걸이에 걸어두는 것이다. 빨래가 가습기 역할도 하기에 습도 유지에도 은근히 도움이 된다.


난 여행지에서 내 손으로 이 빨랫비누로 속옷 세탁할 때 왠지 기분이 너무 좋다. 빨랫비누는 거품도 굉장히 잘 난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나 자신을 내가 책임지는 묘한 쾌감이다.



<여행지 빨랫비누 사용 시 유의점>

1. 아무래도 머무는 방에 속옷이 널려있으면 비주얼적으로 조금 떨어지긴 하니 이 부분은 고려해야 함. 근데 한 두 개는 그럭저럭 괜찮긴 하다.


2. 여행지가 습기가 많은 지역이라면 직접 빨래라는 걸 생각해봐야 한다. 속옷은 대부분 괜찮았는데 양말은 3일 동안 안 마른 적 있었다. (제주도에서)


3. 숙소에서 떠나기 전 날에는 빨래 금지.

하루 안에 완전히 마르지 않을 시 덜 마른 빨랫감을 다시 짐 속에 넣어야 하니 여행 일정에 따라 조절하면 좋다.  



건조한 지역으로의 장기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세탁비누를 한 번 고려해보시길.

* 세탁비누가 꽤 크기에 반으로 잘라서 넣어다녀도 좋을 것 같단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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