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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a effect Jan 08. 2024

단정한 예의가 사라진 시대

대기업에 다니는 메리트가 사라졌다


다양한 업계, 직군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모여 이야기 나누던 어느 자리에서의 일이다.

이야기는 글로벌 이슈로 시작되었지만, 마지막은 각자 회사에서 일어난 관계적 부딪힘의 한탄으로 마무리 짓고 있었다.


그러다 나도 입을 뗐다


"저는 요새 큰 기업에 다니는 장점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해요."


"그게 무슨 의미인가요?"라고 되돌아오는 질문에 그간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이야기를 터놓았다.


큰 회사에서 일한다는 만족감은 높은 연봉과, 꽤 괜찮은 워라밸을 지녔다는 차원을 떠나서,  어느 정도(?) 배웠다 하는 사람들의 비슷한 상식이 있는 곳이라는 믿음에서 왔었다. 단정한 예의를 갖춘 사람들과 일한다는 심리적 안정감은 존중하는 태도와 성숙한 마음가짐으로 서로를 대하는 곳이라는 경험적 사실에서 비롯되었다. (비록 앞에서만 그랬을지라도)


물론 모든 사람이 다 내 맘 같지 않고, 다 나와 맞을 수는 없으니 고충은 항상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것들은 조직문화에 따라, 리더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되던 시절이 있었다.


모난 사람들은 뒤에서 조용히 조치가 취해지기 마련이고,

성향이 파악된 다음에는 서로 조심하기 마련이었다. 

요즘처럼 이렇게 날 선 방식으로 전면전을 펼치기 전에 다 조용히 조율이 되었던 거 같다.


물론 이런 일들이 예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빈도와 강도가 더 많고 커졌다는 게 느껴진다.

세대갈등, 젠더이슈,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과 역치 수준 등 복잡 다단한 이슈들이 한데 뒤엉키여, 이제 뭐가 옳은지 그른지도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예전에는 어떤 조직에 귀속된다는 것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모인다거나, 그 조직의 상식에 맞춰지는 훈련을 받는 것을 뜻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시절을 지나 더 큰 다양성의 시대에 들어왔다.


안타까운 점은 아직 모두가 다양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로를 신뢰하지 못해서 기록하고 녹음해서 인민재판에 회부해야 직성이 풀리는 걸까.

"누가 누가 더 옳고 그른지 겨뤄보자."
"누구의 상식이 더 받아들여지는지 판단받아보자."  
 이와 같이 날이 선 전면전이 펼쳐지는 일이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신뢰를 쌓는 일은 점차 요원해지고, 

나의 본연의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들여다보는데 더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달까.




상식( / Common Sense)은 특정 사회에 속한 구성원이 문화와 지식을 습득하면 이를 기본 교양이라고 확신하게 되는 개념이다. 전문적인 지식이 아닌, 정상적인 사람들이 가지고 있거나 또는 가지고 있어야 할 일반적인 지식 ·이해력 · 판단력 · 사리분별 능력을 통칭하는 용례로 흔히들 사용되는데 엄밀히 따지면 정상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먼저 정해야 되기 때문에 절대적인 관점이라고 볼 수 없다. 근래에는 개념이 이와 유사한 의미로 통용되기도 한다. 쉽게 말하면 그냥 알고 있는 것들, 알고 있어야 할 개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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