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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키도키 Aug 20. 2023

29살 새내기 학교생활 장, 단점

Ep13


29살에 학교에 다시 입학하고 나니 20살 때 한국에서 학교 생활 했을 때가 많이 생각난다. 나의 20살 때의 학교 생활과 10년 뒤 나의 학교 생활은 180도 다르다. 물론 외국이라는 환경과 공대와 의대의 차이점이 있을 수도 있다.


 학교에 다시 들어오고 보니 장, 단점이 확실히 느껴진다. 지금 들어온 것이 가끔 너무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장점도 상당히 많다.


나이 들어 들어온 신입생의 장점


1. 즐기고 싶지 않다.


 거의 10년 뒤에 또 대학교에 입학해 보니 놀고 싶은 욕구가 훨씬 줄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공부만 할 때는 대학교에 가기만을 기다렸다. 대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 선배들을 만나 캠퍼스 생활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신났는지 모른다.


 고등학교 때는 하루만 놀아도 눈치가 보였는데 대학교 때는 시험기간만 공부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처음 맛보는 해방감에 1학년 때는 신나게 놀았다.


29살에 대학교에 입학을 다시 하니 스무 살 때의 설렘 따윈 찾아보기 힘들다. 1학년이라도 무게감이 너무 크다. 여기서 과목 하나라도 유급하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에 입학할 때부터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거기다가 이미 다 한국에서 재미있는 대학생활을 다 겪어봤기 때문에 새로 해보고 싶지 않다. 한국 대학교에 다닐 때 학생회활동, 또 다른 자잘한 동아리, 교환학생까지 다녀왔었다.


 공대이다 보니 약간 군기가 센 편이라 약간 괴롭긴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다 재밌었다. 학교 동기들도 같은 나이에 다 같이 동기로 들어와 비슷한 공감대 형성이 돼서 서로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


 지금은 대학교 생활을 한국에서 하고 와서 너무 좋다. 어렸을 때 알바도 하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해보고 돈 모아 여행도 다녀봤던 것이 지금 도움이 된다.


2. 공부에 집중한다

 

 다시 대학에 다니다 보니 공부만 열심히 할 수 있게 되었다. 학기 중에는 매일 공부를 안 하면 불안해서 하루도 쉬지 않는다. 너무 하기 싫은 날이 있을 때에도 조금이라도 하려고 한다.


 스무 살 땐 최대한 공부를 미루다가 시험기간이 다가와서 공부하고, 과제도 너무 하기 싫었다.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이라 공부가 지루해도 참고할 수 있다. 그리고 기계공학과에서 했던 서술형의 수많은 공식들을 활용한 시험 방식과 달리 의대 공부에는 암기가 많아 나에게 잘 맞는 편이다.


3. 돈의 소중함을 안다.

 

 돈을 벌다가 학생으로 다시 돌아가서 돈을 안 버는 삶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직장을 다니면 마음대로 쉬기도 힘들뿐더러 한 달 동안 쉬려면 일을 그만둬야 할 것이다.


 지금은 정당하게? 일을 안 해도 돼서 좋다. 문득문득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불안감을 줄여준다.


졸업 후 평생 일할테니 지금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는 중이다.

 

단점


1. 대학생활이 무료하다


 앞의 장점에 놀기 싫다고 했는데 이게 단점으로 변할 수 있다. 세상만사가 다 귀찮다. 기력이 없는 건지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생활하기가 싫다.


학교 행사들이 간간히 있는데 잘 참여하지 않는다. 학교가 끝나면 바로 집에 가서 공부한다. 매일 학교 끝나고 복습하고 공부해도 항상 시간이 촉박하다.


 특히나 외국인 친구들은 텐션이 항상 높아서 대화를 조금만 해도 나는 기력이 달린다. 나는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 쉽게 멘털이 무너진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오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싶다.


2. 어울리기 쉽지 않다.


 스무 살 때와 다르게 다른 환경에서 온 사람들과 친해지기가 어렵다. 예전의 나와 비교해 보면 헝가리에서 나의 삶의 바운더리는 너무나 좁아졌다.


 나는 편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20대 후반이 되면서 나 나름대로 사람에 대한 편견이 생겼던 것 같다. 그리고 10살 정도 어린 사람은 내가 과외를 했던 애들과 비슷한 또래라서 친구로 느껴지지가 않는다. 나도 점점 꼰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 가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한테나 관심이 잘 생기고 친해졌던 나는 이제 예전보다 폐쇄적인 성향이 되었다. 지금은 나랑 친해진 친구들에게만 최선을 다하자 라는 생각을 한다. 20대 초반에는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고 내가 먼저 연락해 계속 인연을 이어갔다. 이젠 깊게 한, 두 명의 친구면 충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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