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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정 Feb 05. 2024

18살이 컴퓨터만으로 집에서 돈을 벌 수 있었던 이유


18살, 자퇴를 하고 집에서 가족의 간호를 했습니다. 대체로 집에 있어야 했고 우울함이 몰려오던 시기에 취미 삼아 디자인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고, 그냥 용돈벌이일 뿐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시작한 디자인으로 지금은 10년 넘게 다양한 일을 하며 프리랜서 생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너니까 가능한 거 아니야?


참 많이 들었던 이야기고,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그랬던 게 아닙니다. 저는 비전공자에 취업경험도 없이 시작했은까요. 지금은 여기저기에서 무자본 창업, 지식 창업 등 다양한 키워드로 강의가 올라와서 사람들이 부업, N잡에도 많이 도전하는 듯 하는데 이전에는 프리랜서 생활을 위험하게만 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어떤 방식으로 프리랜서 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수직 하락하기도, 수직 상승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물론 저는 만족도가 200%이기 때문에 주변에도 다양한 프리랜서의 방식을 권유하곤 합니다.


절대로 회사 밖으로 나오면 무조건 좋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수입 보장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앞으로 브런치에 연재할 내용들은 제가 경험하고 공부한 다양한 사례를 토대로 '어떻게 프리랜서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외주를 받는 수준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닙니다. 내 능력을 찾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의 정보를 찾아서 프리랜서로 정착한 다음 역량을 키워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방법. 그리고 동료를 만드는 법까지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집에서 30분 남짓 일하고 15만원을 받은 적이 있는 가 하면 왕복 3시간을 출퇴근하고 2시간동안 5만원을 받고 일한 경험도 있습니다. 내가 제공하는 나의 서비스는 비슷한데 왜 이런 차이가 날까. 처음에는 제 주변의 사회 초년생 지인들에게 조언을 해주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 주변 사람들은 고생을 덜했으면 했으니까요. 그렇게 오랜 시간 고민하다보니 단 몇 줄로 설명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 프리랜서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고 어떤식으로 일의 방향을 넓힐 수 있는지. 내 인생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내 시간을 온전히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꾸려나갈 수 있는 삶을 어떻게 해야 만들 수 있을지 많이 공부하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떨리는 마음으로 모임, 워크숍 등을 진행하면서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제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어떤 것인지 더 뾰족하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마케팅과 브랜딩 등 추가로 공부까지 하고 나니 제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완성됐습니다. 몇마디 말로 끝낼 수 없기에 앞으로 브런치에 관련된 내용을 추가적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제가 <회사 밖에서 살아남기>를 연재하기 시작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단순히 이렇게 하면 돈을 많이 법니다! 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꼭 먼저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분명 '돈을 많이 버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더 많겠지만 어딘가에는 저처럼 일과 삶의 균형을 원하는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10년 넘게 다양한 일로

계속해서 돈을 벌 수 있었던 이유


솔직하게 떼돈을 번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10년 넘게 저 하나 먹여 살릴 정도는 충분히 벌고 때로는 온전히 쉬면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밤을 샌다거나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저는 자유롭게, 당장의 행복도 챙기면서 사는게 목표거든요.


작년에도 프리랜서 생활의 실험을 하나 했습니다. 프로젝트 중간 중간 한 달 정도씩 휴식을 취한거죠. 작년은 토탈 2개월 이상을 쉬었고, 그럼에도 직장인 1년 연봉 정도는 벌었고 이후에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들을 알고 있으니 불안하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다양하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


예를 들어 과거의 저는 외주 수익에 의존했습니다. 외주가 끊기면 제 생계도 위협을 받는 구조로, 제 스케줄을 제가 모두 컨트롤하기도 어려웠고 안정성도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후로 온/오프라인 강의와 디지털 콘텐츠 제작으로 외주 의존도를 확 줄여서 내가 하는 일을 주도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더군다나 외주 외에 다른 업무를 하면서 영업, 기획, 마케팅 능력 등 중요한 요소들을 공부하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사례 1. 노인을 위한 명함


한 번은 시골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명함 디자인을 하는데 몇 번이고 퇴짜를 맞았습니다. 이유는 글자크기 때문이었습니다. 선거사무소에서 일한 적은 처음이었고, 시골의 노인 분들을 주 대상으로 디자인해본 것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잘 읽히려면 작은 명함 안에 최대한 글자를 크게 넣어야 했습니다. 세련된 디자인을 위해서 글자를 작게 넣는 것에만 익숙했던 저는 가장 중요한 '대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겁니다.


이 경우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체로 저는 제 눈에 보기 좋아보는 디자인을 했고, 퀄리티가 나쁘진 않았으나 상업적으로 훌륭한 가치를 지녔냐 하면 그건 아니였습니다. 그러니까 상업적인 디자인을 할 거라면 '잘 팔리게 하는 것'에 집중했어야 했는데 '내 눈에 보기 좋아 보이는 것'에 집중한 것입니다. 물론 디자인의 카테고리에 따라 포인트가 달라지겠지만 과거의 저는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물에 집착을 하고 정작 고객의 니즈 파악에는 조금 둔감했습니다. 과거 생각을 하면 참 미숙했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 뒤로 저는 입버릇처럼 '내 예술작품을 만들고 싶으면 내 돈으로 해야지 고객의 돈으로 하면 안 된다'라는 말을 하고 다닙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경험들로 훨씬 성장하고 나니 확실히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이 경우는 제 기본 직무 역량과 관련된 사례지만 만약 제가 마케팅을 더 빨리 공부했더라면 더 빨리 고객의 니즈 파악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 기초적인 개념을 몰라서 뺑뺑 돌아온 거죠. 만약 제게 사수가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리랜서 세상에는 사수가 없습니다.



사례 2. 롤모델과 일하게 된 메일 한 통


저는 원래 굉장히 소극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뭐 하나 나서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일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프리랜서로서 영업 능력이 꽝이었죠. 하지만 프리랜서 일을 하다보니 조금씩 영업 능력도 발전했습니다. 일이 진행되려다가도 계속 엎어지는 걸 보면서 더이상 일이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걸 기다릴 수만은 없다. 라는 생각이 든거죠. 이때부터는 폴더 안에 묻혀있던 포트폴리오를 먼저 보낼 수도 있게 됐고 다양한 제안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여전히 거절 당하는게 슬프고 두려웠지만 이것도 계속 경험하다보니 무뎌졌습니다. 그제야 저는 프리랜서답게 적극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사례가 있기 1-2년 전, 20만 유튜버의 편집자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영상 편집 경험이 없어서 새로 포트폴리오도 만들고, 디자이너여서 센스가 좋다라는 점을 어필하여 일을 구했는데 약 1년간 지속한 뒤 직원 제안까지 받았지만 결국 그만뒀습니다. 여전히 어떤 일을 할 지 고민이 됐고 유튜브의 방향이 저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아무튼 이 경험 덕분에 '유튜브'에 맞는 편집 스킬들을 많이 배우게 됐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제가 어떤 분야에서 롤모델로 삼고 있던 분의 유튜브를 보는데 편집이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고 당장 메일을 한 통 썼습니다. 구독자인데 현재 채널의 편집에서 어떤 점이 아쉽고, 어떻게 보완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제가 유튜브 편집 경험이 있으니 저를 한 번 써보시는 게 어떤지 물어봤습니다. 물론 장문으로, 포트폴리오를 첨부하며 열정적으로 써서 보낸 메일은 맞았지만 정말 빠른 시간내에 답변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집에서 미팅을 할 수 있냐구요. 그렇게 바로 미팅을 하고 일을 하게 됐습니다. 메일 한 통으로 제가 몇 년 간 구독하던 사람을 만나게 되다니,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영업능력이 마이너스 수준이였던 제가 이렇게 어필할 수도 있는 사람이 됐구나, 라는 사실이 가장 기뻤습니다.


하지만 그 일은 금방 그만뒀습니다. 이전에 제가 담당했던 유튜버분보다 이상한 방향으로 고집이 쎄서 소통이 잘 되지 않았고 제게 바라는 일은 많은데 그만큼의 페이를 주지 않았습니다. 좋지 않은 일자리를 끊어내는 것도 과거에는 너무나 힘들었는데 이제는 제 가치를 스스로 알고 있으니 나를 위해서라도 끊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안 좋은 일을 끊어내야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번 글에서는 제가 <회사 밖에서 살아남기>를 기획한 이유와 2가지 사례로 어떻게 성장을 경험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봤습니다.


아직까진 추상적으로 표현된 부분들이 있는데 계속해서 구체화한 글을 써 볼 예정입니다. 앞에서 말한 시야를 넓히는 법도 어떻게 행동 해야 하는 지 알려드리고 싶구요.


어떤 분야가 되더라도 프리랜서를 꿈꾸는 분들, 회사 밖 인생을 꿈꾸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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