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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msoo Kim May 23. 2022

최근에 나를 깨운 글귀

나는 내 몫만 열심히 해도 프로다

최근에 원인 모를 화 때문에 마음고생을 강하게 했다. 분명 나는 좋은 직장에 잘 다니고 있고, 과거에 비해서 무시 못할 커리어도 스스로 잘 쌓고 있는데 왜 그랬을까. 이처럼 강렬한 화와 악감정은 처음이었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일이기도 해서 스트레스가 더 쌓였다.


처음에는 내가 또다시 일을 벌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최근에 나는 2022년도 3학년 2학기 방통대 편입을 준비 중에 있다. 올해 직장인으로서, 대학생활을 다시 해야 하겠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내 전공은 중어학 학사다. 운 좋게 블로그를 잘해서 그것 덕분에 광고대행업 및 미디어 콘텐츠 종사 커리어를 쌓게 되었다.


3년 6개월 차까진 괜찮았다. 하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한계에 부딪쳤다. 미디어 광고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태생이 미디어 계통이 아니다 보니 일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인 킴닥스 님이 대학원에 진학하셨던 것처럼, 나도 내 업을 위해 뭔가 배워야 할 것 같아 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3학년 편입을 계획하게 된 거다.


내 본업을 위한 공부니까,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열심히 들었다. 하지만 올해 상당히 지쳐 있었던 내 몸과 마음 때문에 1/3을 들은 지금, 추노 생각이 갑자기 간절해졌다. 이거 해서 뭐 하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근데 어찌하랴. 내가 선택한 길이고 내 몸값을 올리기 위해 결정한 것 아니던가.


이 생각을 가지고 일과 학업, 그리고 인플루언서 활동 모두를 잘하려 했다. 그랬다, 내 화를 돋우는 일이 펼쳐졌기 때문에 멘털이 가출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 일은 길게 말하지 않겠다.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고, 장기적으로는 내 얼굴에 스스로 먹칠하는 꼴이니까.






하지만 여기서 질 수는 없다. 20대라면 갖은 핑계를 대고 합리화를 하며, '실패해도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이렇게 자기 미화를 할 수 있다. 하지만 30대는 그럴 수 없는 나이이다. 사회적으로도 확실한 성과가 있어야 하며, 단순 실무자에서 장급 관리자로 점프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자기 합리화는 사치스러운 것이다. 어떻게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서 뚜렷한 성취를 만들어야, 빛이 가득한 40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니까.


그래서 여기서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내가 하는 두 가지 일을 조정해서라도, 내 업에 맞는 학위 취득과 성과를 위한 글 연구는 멈출 수 없었다.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심플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먼저 갔던 사람들의 콘텐츠를 보는 것. 그들의 결과를 체화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일.


이것이 34살, 중소기업 대리 대우를 받고 있는 수평 직급제 회사에 다니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에 일이었다. 지난 주말과 오늘, 나는 걷잡을 수 없었던 내 마음을 다스리고자, 나영석 PD와 문지애 아나운서 님의 책을 읽으며 보냈다.


그리고 오늘, 마침내 화를 잠재울 수 있었다.







바로, 나영석 PD님 책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에 실려 있었던 강호동의 한 마디 덕분에.






선수는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지.
나머지는 감독이 알아서 하는 것 아닙니까.



맞다. 명언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까지 건드려서는 안 된다. 내게 주어진 판이 있으면, 그 안에서만 열심히 하고 뚜렷한 성과를 내도 프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게 사회다. 그러니, 나 또한 지금 내 포지션 안에서 노력하여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면 되는 거였다.


에구구. 최근에 갑자기 일과 공부를 늘려 나가는 길에서 내 안에 내면 아이가 불안 증상을 일으킨 게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으로 합리화를 할 수는 없다. 강호동에게서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을 배웠으니 그것을 실천하면 될 것이다.


이토록 아주 간단한 진리가, 나를 다시 깨울 줄이야.





오늘은 그냥, 퇴근길에 밥을 밖에서 먹고 집까지 50분 간, 3km 정도 넘는 거리를 걸었다. 운동을 하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질 것이고, 마음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그 생각이 참 맞아 떨어졌다. 운동 하는 내내 마음 속 화가 많이 가라 앉았으니까.


앞으로도 힘든 날이 있다면, 혹은 내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곤란해진다면, 강호동의 한 마디를 떠올리며 살아야겠다.


선수는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지.
나머지는 감독이 알아서 하는 것 아닙니까.


이 말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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