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사례 - As Seen on IG
며칠 전 자동판매기를 활용한 마케팅, 비즈니스를 소개한 바 있다. 오늘도 자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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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일부터 시작해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자동판매기, “As Seen on IG”는 자판기를 마케팅 툴로 이용한 사례다. 소셜 미디어의 위험성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소셜 애니멀스(Social Animals)>를 홍보하기 위해 마케팅 회사인 컨사이어스 마인드(Conscious Minds)가 설계했다.
지난번 글에 등장한 사례는 모두 제품과 브랜드를 홍보하고 판매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영화를 홍보하는 동시에 영화가 다루고 있는 소셜 미디어 중독에 대한 인식을 환기한다. 소셜 미디어 중독, 자기 상품화 등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마케팅이지만, 역설적으로 소셜 미디어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인스타그램을 비판하는 자판기. 다소 디스토피아적이긴 하지만, 메타적 콘텐츠라는 점에서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인스타에 올릴 만)하다. 소셜 미디어 중독에 경각심을 심어주려는 의도보다도 영화 홍보에 방점이 찍혀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마케팅 회사는 더 많은 공유와 바이럴을 유발해야 하는 게 존재의 의의인 회사.
자판기 안에는 Like & Likes, Witty Captions, DM Sliders 등을 비롯해 인스타그램의 좋아요 수, 팔로워 수, 쿨한 해시태그 등을 판매하는 것 같은 상자들이 비치돼 있다. 가격은 10달러. 아무것도 안 들어있는 빈 상자도 있지만, 1,000명의 가짜 팔로워를 얻을 수도 있다.
의도적으로 관광 명소에 비치해 더 많은 이목을 끌도록 했다. 진짜 상품이 아니라는 걸 알아도 재미로 구매한 사람들도 많았다고. 자판기에서 발생한 수익은 비영리 단체에 기부해 소셜 미디어 중독과 사이버불링(Cyberbullying) 예방 교육에 사용된다.
소셜 미디어, 이를 비판하는 다큐멘터리, 다시 이 다큐멘터리를 홍보하는 마케팅 회사. 얽히고설킨 관계에서 가치판단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다큐멘터리를 알리기 위해 다시 소셜 미디어에 의존한다는 점. 인식 제고까진 모르겠지만, 확실한 바이럴 효과와 관심을 높인다는 점. 이 정도인 것 같다.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은 2017년 러시아에 등장한 자판기를 참조해도 좋다. 이 자판기 역시 인스타그램의 좋아요와 팔로워를 팔았다.
http://khnews.kheraldm.com/view.php?ud=20170612000592&md=20170615003506_BL&kr=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