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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jin Dec 16. 2018

자동판매기, 자판기를 활용한 마케팅·비즈니스

마케팅/비즈니스 - 티파니앤코, 리세스, 야쿠르트, 로손

자동판매기, 즉 자판기는 편리하다. 사람이 상주하지 않고 가끔 가서 재고만 체크하면 되니까. 이색적인 경험, 소매 경험의 변화 혹은 마케팅 효과를 위해 기업도 자판기를 활용한다. 음료나 스낵을 파는 게 대부분인 자판기에서 신발, 향수, 피자, 샐러드 등을 구매하는 경험은 특별하다. 심지어 퍼스널 모빌리티를 파는 자판기도 다.


Tiffany&Co.의 자판기도 마찬가지다. 매장 내 특별한 경험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저렴한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자판기를 럭셔리 브랜드인 티파니가 도입한 것. 티파니의 시그니처 색깔인 민트색을 적용해 매장이 아닌 곳에 설치돼도 바로 티파니 것임을 알 수 있다.

Tiffany & Co. Vending Machine


요즘엔 이와 같은 사례가 너무 많이 등장해서 이 정도는 별로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동안 자판기에서 잘 안 팔던 것들을 판다’에 불과하기 때문. 일시적으로 이목을 끌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기억에 각인되진  않는다. 판매의 간략화를 위해서라면 모를까, 기업 이미지나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 목적이나 콘셉트를 보다 명확히 해야한다.


같은 자판기 사례지만, 목적과 콘셉트가 명확한 것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초콜릿 브랜드 리세스. 할로윈 데이를 맞아 특별한 자판기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리세스의 피넛 버터 컵 10,000개를 나눠준 것. 이렇게 말하면 그냥 증정 행사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 약간의 변주를 줬다.


할로윈 데이에는 무수한 사탕과 초콜릿을 주고받는다. 평소에 들어 보지도 못한 제품을 받을 수 있고, 싫어하는 제품을 받을 수도 있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데 땅콩이 첨가된 제품을 받을 수도 있다. 어떤 사탕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점이 축제의 묘미 중 하지만, 먹지 못하거나 안 좋아하는 제품을 받으면 난감하다.


리세스는 이 점을 간파했고, 이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질문은 할로윈 데이에 받은 사탕 중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으면 바꾸고 싶은지, 만약 바꾸고 싶다면 리세스의 피넛 버터 컵으로 바꾸는 것은 어떨 지라는 내용. 90% 교환을 원했고, 대다수가 리세스의 피넛 버터 컵으로 원치 않는 사탕을 교체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아래의 결과물. 교환하고 싶은 사탕을 투입구에 넣으면 리세스의 피넛 버터컵이 나오는 자판기다. 뻔할 수 있는 자판기를 마케팅적으로 잘 활용한 사례다. 간단하면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렸다. 이미 초콜릿을 파는 자판기가 많아서, 초콜릿과 자판기의 조합은 별로 새로울 게 없어보이지만 사람들의 욕망을 잘 파악하고 반영하자 흥미로운 마케팅 도구가 됐다.

https://youtu.be/m89djlGgzIQ

Reese's Halloween Candy Converter


또 다른 사례는 일본 브랜드인 야쿠르트의 영국 지사가 만든 자판기. 일본어를 가르쳐주는 인공지능 자판기다. 터치스크린에서 배우고 싶은 간단한 일본어를 선택하면 오디오로 들려준다. 사용자가 이를 따라 하면, 인공지능이 사람의 음성을 자연어 처리해 잘 따라했는지 판단 후 제품을 제공한다.


Yakult Artificial Intelligence Vending Machine


일본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지키는 동시에 사람들에게 재미를 전달한다. 또 야쿠르트가 일본 브랜드인줄 몰랐던 사람에겐 이를 알리는 홍보 효과도 있다.

https://youtu.be/GOq8SoK4EQc


마지막은 일본 편의점 체인인 로손의 카라쿤 로보(Karaage-kun Robo). 앞선 두 사례가 증정에 목적을 뒀다면, 이건 판매를 간략화하기 위한 자판기다. 자판기라기보단 간단한 로봇에 가깝긴 하지만. 최근 첨단 기술인 로봇팔을 도입해 먹을거리를 만들어주는 퍼포먼스 이벤트를 선보이는 기업들이 많은데, 이건 비교적 간단한 기술로 구현했다. 사람 대신 치킨을 튀겨주는 기계로서 로봇팔처럼 신기한 기술까진 아니지만, 귀여움을 어필한다. 그와 동시에 판매 효율을 높이는 장점까지 있다.

Karaage-kun Robo, Lawson

https://youtu.be/j6HT8a1d2GQ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은 점점 첨단 기술을 도입해 자동화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키오스크 주문이 점점 주가 되는 모습이고, 첨단 기술 적용이 가장 빠른 중국의 경우 얼굴인식 기술이 결제를 담당하고 로봇팔은 아이스크림을 담아주며 디저트 섹션을 담당한다.


자판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주 오래된 발명품이지만 매장 첨단화에 한몫할 수 있다. 자동화가 어려운 술이나 담배를 판매할 때, 블록체인이나 얼굴인식 등의 기술을 도입해 사용자의 신분을 확인하는 식이다.


첨단 기술의 등장 이전부터 자판기는 무인화의 시초 역할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자판기는 비즈니스나 마케팅에서 많이 활용될 것이다. 고객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스마트 자판기의 등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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