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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Feb 02. 2020

간부가 생각하는 '잘하는 병사'란?

군대는 사람의 순환 주기가 사회보다 빠른 조직이다. 복무기간이 줄어들수록 병사들은 계급이 빠르게 올라가고 전역을 한다. 하지만 조직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바뀌어도 업무의 공백이 발생하면 안된다.

따라서 조직을 관리하는 위치에 있다보면 순환주기에 따라 보직과 편성을 신경써야 한다. 이러한 공백의 업무를 매우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신경쓰는 것이 분대장이다. 분대장이라는 자리가 책임에 비해 권한이 많지 않은 자리지만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그래서 분대장을 해봤다는 것은 그래도 군대에서 나름 인정받았다는 증표라고 생각한다. 분대장한테 주어지는 녹색견장은 절대 아무에게나 주어지진 않는다.

(그렇다고 분대장을 못 달아서 군생활을 못 했다고 보긴 힘들다. 보직에 따라, 교체 시기에 따라 불가피하게 못 다는 사람들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대장 임명은 여러 사람과의 상의를 거친 후에 결정한다.

중대장이 보는 시각만으로는 분대장을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간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잘 하는 병사'를 선정해서 결정을 내린다. 

'잘 하는 병사'라는 것이 애매한 말 같지만 어느 정도 공통적인 면이 있다. 


1. 주특기를 잘 하는 병사

간부들이 병사들을 신뢰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그 병사가 주특기를 얼마나 잘하느냐 이다. 군대는 임무수행이 우선이기 때문에 주특기가 최우선이 될 수밖에 없다. 병사들은 계속 바뀌어도 임무수행에 공백이 없어야 하고 후임 양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한다. 만약 해당 계급에 상응하는 주특기 능력이 안 된다면 아무리 착하고 인성이 좋아도 신뢰를 할 순 없다. 또한 주특기를 잘해서 교육파견이나 경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분대장을 시킬 수 밖에 없는 명분이 생긴다. 


2. 체력이 좋은 병사

군인의 기본은 체력이다. 군대에서는 체력이 안 되면 눈치보일 일이 많이 생긴다. 체력측정때 받는 등급은 둘째치더라도 몸을 많이 쓰는 작업을 하거나 훈련을 할 때 체력이 안 되면 낙오를 하거나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행군할 때 퍼져서 다른 사람들에게 짐을 지워주거나 남들 열심히 작업하는데 체력이 딸려서 1인분을 못하면 누구도 좋게 보지 않는다. 이등병때는 그렇다쳐도 본인이 체력이 좋아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제 역할을 해낼 수가 없다. 반면 체력이 좋아 1인분 이상의 몫을 하는 친구들은 당연히 좋게 볼 수밖에 없다. 


3. 능동적인 병사

우니라나는 징병제라는 제도떄문에 대부분의 병사들이 수동적으로 입대를 한다. 그러다보니 그들에게 능동적인 자세를 기대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동기부여라고 해봤자 휴가나 외출 외박이고 징계라고 해봤자 영창, 휴가제한 정도이다보니 이들이 잘하고자 하는 마음을 끌어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와중에 능동적으로 하는 친구들은 분명히 있다. 짬이 안돼 눈치보여서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맡은 역할을 잘 하고자 하는 친구들을 보면 임관이라도 시키고 싶은 기분이다. 보통 이런 친구들이 주특기도 잘하고 체력도 좋은 경우가 많다.


4. 똘똘한 병사

똘똘하다는 말은 단순히 공부를 잘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통상 일하는 머리와 공부하는 머리는 다르다고 하는것 처럼 똘똘한 친구들은 학력과 관계없이 이해가 빠른 친구들을 말한다.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시키는 사람이 원하는 결과를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똘똘한 친구들은 시키는 일을 단순히 하는 것이 아니라 일에 대한 이해력이 있어 원하는 결과를 내준다. 이런 친구들을 눈치도 빠른 편이라 주로 계원같은 역할을 많이 부여한다.  



또한 분대장을 선정할 때 간부들의 의견 뿐만 아니라 병사들의 의견도 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군생활을 하다보면 가끔 간부들에게는 인정받지만 병사들 사이에선 인정받지 못하거나 반대로 병사들 사이에선 인정 받아도 간부들한테는 인정받지 못 하는 친구들이 있다. 같은 사람이다보니 어느정도 비슷한 시각으로 보고 있을 때도 있지만 가끔은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보고 있기도 하는 것이다.

그 이유가 개인의 성향이나 선호도, 개인간 일어난 사건 등에 의해 다르게 바라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입장의 차이라는 것이 가장 크다. 

군대에서 병사들은 병영생활을 하고 간부들은 출퇴근을 한다. 병사들과 24시간 같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평소 생활 태도까지 캐치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간부들은 임무수행을 위주로 판단하기 떄문에 때로는 임무수행은 잘 하지만 인성이 나쁜 친구들을 잘 걸러내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인성이 나쁘면 병사들 사이에서 말이 나오게 되어있어 사전에 간부들도 알고 있지만 혹시 이를 사전에 못 걸렀을 경우를 대비해 병사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병사들 사이에서는 '관계'라는 것이 존재한다. 누구랑 누구와 사이가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관계'가 존재하다보니 각 개인의 속마음까지 고려하기는 힘들지만 대외적으로 보이는 것만이라도 참고하여 적어도 임무수행에 마이너스는 나지 않게 한다. 


별거 아닌 자리 같아도 조직의 유지를 위해 인사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지 못한채 이런 결정을 내리면 결국엔 그 결과가 결정을 내린 사람에게 돌아온다.  

분대장은 쉬워보여도 결코 만만한 자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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