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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 옆자리 Mar 06. 2022

[에세이 출간하기] #4 : 계약하기

책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요?

<에세이 출간하기> 는 어떻게 하면 에세이 책을 출판하고 작가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한 브런치 매거진입니다. '도서관으로 가출한 사서'의 원고투고부터 출판까지 알아봅니다. 



1. 자신만의 소재를 찾아서 원고 작성

2. 자신에게 맞는 출판사를 찾아서 출간기획서와 함께 원고 투고

3. 출판사와 합의하여 출판을 결정하였고, 편집자와 원고를 수정하기


그럼 이제 큰 산은 다 넘어간 것입니다. 이후로는 작가보다 출판사의 노력이 더 많이 들어가는 부분입니다. 먼저 표지 디자인을 결정합니다. 계약 시 출판사에서 표지 디자인은 출판사의 고유 영역으로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경우도 있고, 디자인 결정 전에 의견을 구하는 곳도 있습니다. 두 번째 책인 '워마드는 불편하지만 페미니즘은 해야 해'를 출간할 때 처음 제안 주신 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원하는 참고 시안을 10개 정도 보내드려서, 최종적으로 마음에 드는 표지 디자인으로 출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산지니 출판사, 일상의 스펙트럼 표지


이번 책의 경우 '일상의 스펙트럼' 이라는 시리즈에 8번째 책이었고 표지 디자인 양식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조율할 부분이 없었습니다. 선으로 된 정갈한 일러스트였고 이 표지가 투고 전부터 제 마음에 쏙 들었었습니다. 출판사에서 표지 시안으로 쓸 제 사진을 요청해주셨고, '책장 속에서 책을 정리하는' 이라는 구체적인 상황도 주셔서 오랜 고민 없이 사진을 찍어서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제 사진은 아래처럼 표지가 되었네요.


메일 받고 그냥 입고 있던 그대로 찍었는데, 표지 보니까 마음에 드네요! 갈색 가디건을 하나 살까...


계약할 때는 인세와 판매부수를 정합니다. 이 또한 출판사에서 정해서 통보를 받습니다. 인세는 10 ~ 15% 정도입니다. 책 한 권이 보통 만원 초중반대이니, 이중 천 원짜리 한 장과 동전 몇 개가 작가의 몫입니다. 그렇다면이 가격은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요? 도서 가격 측정 위원회가 있어서 출판사와 작가가 열띤 토론을 거친 후 책의 가치를 저울질하는 걸까요? 독립출판의 경우 작가 마음대로 가격을 측정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시장에서 통용되는 표준 가격을 따르게 됩니다. 이때 가격은 내용이 아닌 규격에 영향을 받습니다. 어떤 종이 재질로 할 것인지, 크기는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표지를 양장으로 할 것인지 등이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제 책이 감히 셰익스피어의 책과 비슷한 가격에 팔릴 수 있습니다. 



인세는 출판사의 규모에 따라서 분기별이나, 증쇄를 할 때마다, 혹은 연말에 몰아서 한 번에 지불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인세 10% 계약을 하고, 책의 정가는 만원, 초판 1,000부를 다 팔았다고 가정하면 '1,000권 X 10,000원 X 10%' 를 하여 100만 원이 통장에 입금됩니다. 


인세를 이해하기 위해선 또한 ‘판’과 ‘쇄’도 이해해야 합니다. ‘판’은 책의 내용이 수정될 경우 갱신하고 ‘쇄’는 시장에 공급한 책이 다 팔려 새롭게 찍어낼 경우 갱신합니다. 어떤 책이 2판 3쇄라고 하면 내용 수정이 한 번 있었고 책이 당초 기대보다 많이 팔려서 2번 더 찍어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판사와 작가 입장에서 초판 이후 계속해서 '증쇄'를 찍어야 기분이 좋겠죠! 그러나 국내 출판되는 책 중 2쇄 이상 찍는 책은 정말 소수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약육강식, 적자생존 같은 시장의 논리대로 강자와 약자가 나뉜 대자연이라면 다행이지만 제가 보았을 때 출판시장은 동물원에 가깝습니다. 사람들은 판다를 보기 위해 동물원에 방문했고 어쩌다 길가에 있는 수많은 비둘기들에 한두 번 눈길을 줄 뿐입니다. 베스트셀러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책들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도서관에서 대출반납을 하다 보면 느끼는 점이기도 합니다. 언제나 대출 나가는 책들만 사람들 손을 거치고 대다수의 책들이 잠자고 있습니다. 사서들이 사람들의 손을 잘 거치지 못하는 책들을 각종 전시와 행사를 여는 것처럼, 저는 제 책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 이 포스팅을 쓰고 있네요^^


그럼 이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작가가 할 일은 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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