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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an Dec 17. 2023

호두까기인형

군무에 대해

인간이 모이면 대개 추하다.  군중 심리라던가 비도덕적인 사회라는 사회학 용어가 왜 있겠나.

개개인은 선할지라도 다수라는 군중으로 이름으로 사람들은 악행을 서슴지 않는다.

인간이 모여서 아름다운 경우의  군무를 출 때이다. 인간의 신체만으로 훌륭한 예술 도구이다. 훈련된 신체가 일사불란으로 움직일 때 나오는 에너지는 충분히 아름답다. 비엔나 국립극장에서 본 현대 발레의 군무의 비브는 고양된 예술적 체험의 하나였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하여 시즌  단골 레퍼토리인 국립오페라단 호두까기인형을 보러 갔다.  두 번째 본 발레공연이지만 스토리는 여전히 낯설다. 크리스마스이브 여주인공이 꿈속에서 모험을 떠나고, 돌아와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맞는다는 이야기가 줄거리인 것 같다.  겨울의 흰색과 푸른빛의 무대와 조화를 이루는 흰 바탕에 보라색 빛이 도는 무용수들의 드레스가 아름다웠다. 짝을 이루어 추는 군무가 아름답다. 메인 무용수의 가느다란 몸짓도 아름답지만, 배경으로 묵묵히 춤을 추는 무용수들의 군무가 더 매력적이다.

이제 크리스마스가 더 이상 아무런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냥 쉴 수 있는 소중한 연휴이다. 작년에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던 것 같은데, 공연 하나를 보니 무언가 한 것 같다.

자연을 제외하고는  가공되지 않은 것들은 대개 추하다.  눈곱이 낀 세수 안 한 얼굴, 갈아입지 않은 옷가지. 그래서 외출할 때 세안을 하고, 화장을 하고, 세탁한 옷을 입는 것은, 사회화의 가장 일차적인 요소이다. 명품을 두르는 것도, 유행을 따르는 것도 사회적 우위를 타인에게 과시하고, 사회적  고립을 피하는 인간의 심리 중 하나이다.

발레란 정교함을 추구하는 예술이란  점에서 인위적일지라도 충분한 아름다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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