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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Mar 10. 2024

정원에서 죽기

 죽으러 오라

  -일뤼미나시옹



 죽으러, 정원에 오네

 푸른달. 

 

 붉은 석판화의 공기에서 나는 튀쳐나갔지

 진흙발을 한 새의 공허 속으로

 긁히면서 각인된 이슬의 새벽은 

 녹아버렸다.


 석벽에는 노회한 담쟁이 잔해의 풍경화

 푸른달의 어머니는 지난 여름을 

 버티지 못했다.


 벽돌공처럼 나는 옷에 먼지를 털며 

 이별했다.


 무릎을 꿇어 뿌리를 내려주는 기억법


 네 달이 상해버렸다면

 죽으러 오라.

 월면의 안식을 가진 내가

 무릎을 꿇어 뿌리를 내려주겠다.


삶은 사람에게 비친다, 나무와 빈혈의 가운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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