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러 오라
-일뤼미나시옹
죽으러, 정원에 오네
푸른달.
붉은 석판화의 공기에서 나는 튀쳐나갔지
진흙발을 한 새의 공허 속으로
긁히면서 각인된 이슬의 새벽은
녹아버렸다.
석벽에는 노회한 담쟁이 잔해의 풍경화
푸른달의 어머니는 지난 여름을
버티지 못했다.
벽돌공처럼 나는 옷에 먼지를 털며
이별했다.
무릎을 꿇어 뿌리를 내려주는 기억법
네 달이 상해버렸다면
죽으러 오라.
월면의 안식을 가진 내가
무릎을 꿇어 뿌리를 내려주겠다.
삶은 사람에게 비친다, 나무와 빈혈의 가운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