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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Mar 11. 2024

딸기와, 오렌지빛 해늙음

딸기와, 오렌지빛 해늙음

-일뤼미나시옹



 딸기가 딸기의 배경을 본다

 오렌지가 오렌지의 배경을 본다


 후광이 없는 너를 어떻게 아직도 내 배경의 지속으로 삼는가

 옛적의 희미한 이름이 깔린 배경의 노을 속에서 오렌지빛은

 시골의 먼지 많은 공장지대에 찾아와서

 헤매는 개들의 허기를 채운다


 딸기가 딸기의 허기를 바라본다

 붉게 잘 차려입은 딸기의 허기를

 희고 살찐 손가락이 헤집는다


 배경이 오렌지빛인 노을 속에서

 마지막 결속의 딸기들이 아랫배에 힘을 주고 있다

 숨결이 없는 아랫배의 힘으로

 딸기들이 최선책의 빛을 드러낸 채

 뼈의 공백을 메꾼다, 살집 없는 공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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