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와, 오렌지빛 해늙음
-일뤼미나시옹
딸기가 딸기의 배경을 본다
오렌지가 오렌지의 배경을 본다
후광이 없는 너를 어떻게 아직도 내 배경의 지속으로 삼는가
옛적의 희미한 이름이 깔린 배경의 노을 속에서 오렌지빛은
시골의 먼지 많은 공장지대에 찾아와서
헤매는 개들의 허기를 채운다
딸기가 딸기의 허기를 바라본다
붉게 잘 차려입은 딸기의 허기를
희고 살찐 손가락이 헤집는다
배경이 오렌지빛인 노을 속에서
마지막 결속의 딸기들이 아랫배에 힘을 주고 있다
숨결이 없는 아랫배의 힘으로
딸기들이 최선책의 빛을 드러낸 채
뼈의 공백을 메꾼다, 살집 없는 공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