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주파수
-일뤼미나시옹
빗소리에 사향이 스미는 것은 고양이 주검 하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흘을 울고 나서도 여분의 울음이 남아 있는 흐린 꽃 아래 어미의 사막 같은 탈진
샛노랑 창포의 열흘 살이를 사철나무 아래에서 목도하는 건 내면의 울음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노랗게 태어나서 사철나무 잔가지를 거쳐온 빛을 쬐고, 시드는 동안
세상에 무엇을 던지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고 갔는데 그 느낌이, 창포였나!
오고 갔는데 그 느낌이, 고양이 울음이었나!
그림: 알베르트 자코메티 - 집 앞의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