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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꽈사 Sep 30. 2023

[난임일기|09] 난임병원 전원하다

첫 번째 그리고 두 번째 진료 이야기

전원을 결심하게 된 계기


지난 5월부터 적극적인 임신시도를 시작한 후 어느덧 다섯 달이 지나간다.


결론적으로 지난 다섯 달 동안 임신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물혹으로 인한 두 달의 텀이 생겼고 동시에 난임치료라는 흐름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지금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도 생겼다.


현재 상황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을 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두 번의 조기배란으로 인공수정과 시험관을 시도조차 해보지 못해 본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물혹이 있는 채로 시험관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많은 견해들이 있었기에, 두 달의 텀동안 내가 더 노력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을지 궁금했다.



난임 분야에서는 마리아 계열과 차병원 계열이 국내 투탑으로 알려져 있다. 두 병원 다 긴 대기를 각오해야 하지만 그만큼 사람이 몰리는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국내 최고의 난임 전문가들과 최신 장비를 갖춘 배양시설, 그리고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이 많은 난임부부들의 선택을 받게 한 이유가 아닐까?

특히 블로그나 유튜브를 보다 보면 메이저 병원들은 어플을 통해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보았는데, 내심 그게 참 부러웠다. 


그래서 긴 고민 끝에, '더 멀어진 거리'와 '더 길어진 대기시간'을 감수하고 수지 마리아 병원으로 전원을 결정하였다. 수지 마리아에서도 유명하신 양광문 원장님과 이현정 부장님 중 고민하다가 양광문 원장님으로 선택하였다. 남자선생님에 대한 거부감도 없었고, 자궁내막증+다낭성인 내가 쉬운 환자는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원장님과의 첫 진료


새로운 원장님의 진료스타일이 '빠르게 진료를 본다는 것' 인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충 진료를 본다거나, 말을 끊는다거나, 빨리 나가라는 눈치를 주는 건 전혀 아니었다. 충분히 질문할 시간도 있었고, 몇 개의 질문은 이미 먼저 설명을 해 주셔서 해결되었다.


지난주 전 병원에서의 마지막 진료에서 본 4cm대의 물혹이 가장 걱정되었는데, 초음파를 보니 크기가 반정도 줄어들어 있었다. 역시 과배란으로 인해 갑자기 생긴 혹은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그리고 갑자기 사라진다. 원장님은 물혹이 작아질 때까지 굳이 긴 시간 지켜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조기배란의 이력이 있기 때문에, 일단 배란되는 시기를 본 뒤 장기 요법으로 진행해 보자고 명쾌하게 방향을 제시하였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시험관만큼은 진행하고 싶지 않았던 내가, 이제는 시험관을 진행할 수 있다는 말에 너무 기뻐하고 있다. 사람일은 정말 모른다. 함부로 행동하거나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운다. 




두 번째 진료 - 조기배란 이력으로 인한 시험관 장기요법 시작


지난 첫 진료에 이어, 5일 뒤 난포가 얼마나 크고 있는지 초음파를 보기 위해 수지마리아를 찾았다. 


오늘 본 초음파에서는 다행히 난포가 1.5cm 정도로 시기적절하게 성장해 있었기 때문에 (한 개 이상이었던 거 같긴 하다), 다음 주부터 장기요법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하였다. 대신 자연임신도 함께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숙제날도 내어 주셨다. 이번 주 자연임신 시도와 함께, 자임 시도와는 상관없이 다음 주부터 배란억제주사 투하를 시작하기로 했다. 2주 뒤 임신이 확인된다면 주사를 중단하고 병원에 내원하고, 생리가 시작된다면 주사를 계속하며 생리 2~3일 차에 내원하여 과배란을 시작하기로 했다.


시험관 장기요법과 단기요법은 조기배란 억제를 위한 제제를 얼마나 오래 사용하느냐를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장기요법은 단기요법보다 더 오래 주사제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장기'라는 단어가 붙는다. 내가 시행하는 장기요법은 장기요법 중에서도 '저용량으로 생리 7~10일 전부터 채취 2일 전까지 매일 투약하는 방법'이다. 약제로는 로렐린을 처방받았다.


이전 병원에서 상담해 주셨던 분께서 이야기하시길, 많은 개수를 과배란 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적절한 타이밍에 배란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신다고 하셨다. 장기요법을 하면 일주일정도 더 배주사를 놓아야 하는 고통이 따르겠지만, 조기배란의 확률이 크게 떨어지고 난포들을 균일하게 성장시킬 수 있다고 하여서 꼭 참기로 했다.


부디 첫 레이스를 잘 해낼 수 있기를 바라며 일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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