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장(맞벌이부부)의 무게와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
어른,부부가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이번달도 수고했네. 요리 더 해줘야겠네~
한달 마다 적는 가계부를 적다가 남편이 말했다.
어림잡아 알고는 있었지만 나의 수입에 새삼 놀라면서 요리 더 해줘야겠다고 장난 섞인 말을 건넸다.
그 이야기를 시작으로
아이가 생기면 내 일은 다시 언제 시작할건지 다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내가 태어나자 마자 남한테 맡겨져서 큰 것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기에, 결혼전에 이야기 나눌 때, 아이가 생기면 무조건 3년은 내가 볼거라고 외벌이를 부탁했던 나였지만,
막상 내 일을 하게 되니, 아이 하나 때문에 일을 멈추는 결정을 하기 쉽지 않았다.
아이를 보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와 집에서 둘이 보내는 것도 나와 맞지 않을 것 같았고, 경제할동할 능력이 있는데 그 시간 동안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것도 나로서 쉽지 않았다.
그리고 애를 맡기는 비용이나 내가 버는 비용이나 비등하면 일을 관두는 것을 좀 더 고민 할법도 했지만
내가 경제생활을 하는 게 더 이득이 되는 상황이 지금 있다보니 더 놓지 못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신랑도 그 정도면 일을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신랑은 내가 몸이 안 좋을 때도 일을 다 관두고 쉬라고 했었고, 3년은 혼자 외벌이를 하라고 했을 때도 말토시 하나도 달지 않고 알겠다. 라고 했던 신랑이다.
내가 외벌이를 부탁했을 때도 내 선택이고, 다시 마음이 변해서 일을 하는 워킹맘이 되겠다 한것도 다 내 선택인데도 불구하고
괜스레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시 잊고 지냈던 아이가 생기고 난 뒤의 부담감이 다시 스물스물 올라오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까지 가장의 무게가 느껴진다고 궁시렁 거리며 내 불편한 마음을 표현했다.
편한대로 하라고 말하는 신랑이였고, 외벌이 하면 당연히 지금보다는 아껴써야 하고 스트레스 받는 순간도 올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지 않냐는 말을 해주고 출근을 했다.
내가 진짜로 바란 건 내가 일을 하지 않아도 내가 부담이 없는 정도의 벌이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 걸까?
결론은 내가 느끼는 이 부담감은 안고가야할 감정이라는 점.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지만, 내가 결혼을 하고 또 앞으로 엄마가 된다면 안고 가야 할 부분인 것 같다.
막상 돈을 더 많이 풍족하게 벌어오는 배우자를 만났다 한들, 다른 부분에서 더 원하는 부분도 있을 거니 그 부분은 내가 안고 가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좋게 생각하면
내가 열심히 하는 데도 불구하고 지금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아서 수입이 욕심만큼 잘 벌리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압박감도 지금과는 다른 느낌으로 많을 것 같다.
쓰는 것도 좀 더 신경쓰면서 소비했을 거고,
여행도 자주 못갈 수도,
저축도 지금 보다 훨씬 적게 했을 거고,
시댁에 눈치도 볼 거고,
돈 쓸 때 마다 괜스레 혼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내 성격상
그래, 다 먹고 살만해서 하는 걱정일 수도 있겠다.
무의식 중에 가정을 다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배우자를 바랬을 수도 있겠다.
나도 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내 벌이가 가정에 생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신경쓰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의 배우자를 바랬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또 성격상 그런걸 원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가정 주부만은 하기 싫어했다.
일을 좋아해서 일은 하고 싶지만,
내 일이 가정의 가계 상황에 큰 기여를 하지 않는 정도의 경제적 능력을 가진 배우자를 무의식적으로 원했는 게 아닐까?
물론 그 부분 보다는 가치관, 성격, 코드 등 다른 것들이 더 중요했기에 우선순위 끝이었기에 미뤄놓고 보지 못했는 것 같다.
어쨋든 현실에서는
바뀔 수 없는 그 바램을 내려놓고 인정하고 받아들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