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복도를 완주하겠다며
문을 박차고 뛰어나간 아이를 보라.
비록 작은 목표일지라도
아이는 앞을 바라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아이가 자라
성인에 가까운 나이가 된 지금
아이는 앞을 보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시험에 합격하겠다며
자신 있게 발을 내딛던
'앞을 바라보는 아이'가
몇 번이고 제자리를 반복하고
손에 넣은 것이라고는
몸을 짓누르는 열등감뿐이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시금 달려봐도 제자리
눈앞에 비친 것은
언제나와 같은 광경이라
아이는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숨을 참은 채
그 자리에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