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상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YLY Jun 28. 2021

러닝머신

아파트 복도를 완주하겠다며

문을 박차고 뛰어나간 아이를 보라.

비록 작은 목표일지라도

아이는 앞을 바라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아이가 자라

성인에 가까운 나이가 된 지금

아이는 앞을 보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시험에 합격하겠다며

자신 있게 발을 내딛던

'앞을 바라보는 아이'가

몇 번이고 제자리를 반복하고

손에 넣은 것이라고는

몸을 짓누르는 열등감뿐이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시금 달려봐도 제자리

눈앞에 비친 것은

언제나와 같은 광경이라


아이는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숨을 참은 채

그 자리에 멈췄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