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선(線)이 필요하다

스마트 에이징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선(線)이 필요하다  


살다 보니 인간관계야 말로 진정한 평생 화두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어렵고, 때로 불편하지만, 살면서 꼭 필요한 것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인간관계에서 늘 문제가 되는 것이 ‘선(線)’이다.

선을 잘 지키면 어지간하면 충돌이 일어날 일이 없다. 아니 오히려 센스가 있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선을 넘으면? 그때는 얄짤없다. 요즘은 부모, 자식 간에도 선을 지켜야 하고, 부부, 형제나 자매간, 혹은 오랜 친구 사이든 뭐든 이 선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선은 가까운 사람에게 더 잘 지켜야 할까? 아니면 거리가 있는 사람에게 잘 지켜야 할까?

지켜보면 대부분 적당히 거리가 있는 관계가 훨씬 이 선을 잘 지키는 것으로 보인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하지만, 또 이게 참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왜 가까운 관계는 자꾸 선을 넘는 것일까? 내게 더 중요한 사람인데 말이다.

‘우리 사이에 이 정도는 괜찮아!’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인 것 같은데...이게 대단히 일방적인 시각인 경우가 많다. 한 마디로 두 사람이 바라보는 선의 위치가 다른 경우, 문제가 된다.     


선을 넘을 때, 이를 바로 응징하는 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다.

문제는 바로 응징을 하지 않는다고 괜찮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이들은 또 때로 필요 이상으로 오랜 시간 그 사실을 마음에 담아두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 ‘선’을 지키는 것이 점점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애초에 ‘선’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당신 편한 대로만 하는 사람들도 가끔 보이는데,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주변에서 사람이 떨어져 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선을 지킨다는 의미는 무얼까? 나는 그것이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존중이라고 믿는다.

‘당신이 불편할 만큼은 가지 않겠다’는 배려의 시작인 것이다.     

혹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너무 선을 지키면 정이 없다고...

글쎄...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선과 정은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선을 지키는 사람들이 정이 없다고 누가 그러던가. 이미 말했듯이 선을 지킴은 곧 배려의 반영이다. 남을 배려하는 이에게 정이 없다고 불평하는 것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인간관계에는 다양한 선이 존재한다. 어떤 것은 넘어야 하고, 어떤 것은 지켜야하는 선


가만히 돌아보게 된다. 나는 그 ‘선’들을 잘 지키고 있는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관계가 어려워지는 건 아마도 그 적당한 경계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는 나의 우둔함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