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e thing 책이 질문했다.
늘 하고 싶은 게 많았다. 대학생이 되는 겨울 방학, 학원을 끊었다. 아침 7시부터 중국어 학원, 그다음에는 운전면허 학원, 점심 먹고 나서는 기타 학원, 그러고 나서는 저녁까지 편의점 알바를 했다. 일주일에 3번 복싱 학원도 다녔다. 친구들은 나를 ‘초를 나눠 사는 여자’라고 말했다. 삐끗하면 떨어지는 낭떠러지처럼 뭐 하나라도 배우고 새롭게 경험하고 싶은 마음에 가득 차서 꽉꽉 채워 살았던 20대였다. 그리고 습관은 오래 남아 30대 후반의 나는 여전히 To-do List를 작성하고, 줄을 찍찍 그어버릴 때마다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며 배를 퉁퉁 두드리면서 잠에 들 수 있었다.
오만 거 하려고 하려고 하지 말고,
니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 단 하나,
그것에만 집중해!
The One thing, 저자는 말한다.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초점 탐색 질문을 하라고,
당신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일,
그것을 함으로써 다른 모든 일들을 쉽게
또는 필요 없게 만들 바로 그 일은 무엇인가?”.
내 인생의 가장 큰 그림 : 나의 단 하나는 무엇인가? 를 질문하고, 그렇다면 ‘지금 당장 시작할 나의 ’단 하나‘는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자문하라고 책은 말한다. 그리고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란다. 그것은 지금 당장 내가 바로 실천해야 하는 단 한 가지여야 한다. 그리고 이 한 가지를 위한 시간은 절대적으로 항상 확보해 놓을 것에 대한 조언도 덧붙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을 먼저 하고, 남은 시간에 잡다한 것들을 해야 하는 것이다. 시간 확보!
저자의 The One thing, 목적의식은 “사람들을 가르치고, 조언하고, 책을 통해 사람들이 최대한 훌륭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읽을 때 이게 과연 단 하나 인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결론적으로는 타인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는 것, 이것이 저자의 단 하나인 것 같다.
300페이지가 넘는 책장을 넘기면서 계속해서 내게 질문했다. 그래서 너의 단 한 가지는 뭔데?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힘겨웠다. 삶의 밀도는 질문의 날카로움에 달려있나 보다. 너무 깊게 찌르는 질문이 불편한 건, 머릿속에 떠오른 답들이 허름한 탓이다. 무엇보다 다른 것들을 포기할 생각을 하니 손해를 보는 기분이었다. 탕수육 하나를 먹기 위해서 짜장면 한 젓가락을 포기하는 기분, 결국 그게 인생인데 말이다. 짜장면과 탕수육을 동시에 집어서 삼킬 수 없듯. 처음 집은 것은 그만큼 더 간절하고 의미 있는 것이어야 한다. 뭣이 중한디, 라는 말이 갑자기 명언처럼 느껴지는 건 기분 탓?
암튼, 그래서, 나의 The One Thing은 무엇인가? 화려하고 거창한 단어를 조합해서 만들다 지쳐 유튜브나 보자.. 하고 산 지 한 달이 넘은 오늘, 우연히 읽은 책에서 항상 나를 움직이게 만든 원동력과 닿아있는 문장을 발견했다.
어떤 마음이 너무 귀해서 미안해지는 건 그 속에서 내가 잊고 살던 ‘더 나은 것’을 보기 때문은 아닐까. 아무런 셈도 없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돕는다는 자각 없이도 돕는 할머니 곁에서 나는 사람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처음 드는 것처럼 다시 배운다. 아픈 사람이 아픈 사람을 돕고, 힘든 사람이 힘든 사람을 돕고, 슬픈 사람이 슬픈 사람을 돕는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존재들이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면 세상은 이미 틀렸다는 비관이나 사람에게 환멸을 느낀다는 말 같은 건 함부로 쓸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내가 끝끝내 어떤 낙관을 향해 몸을 돌린다면 ‘믿게 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란 걸 이제는 안다. 세상이 어때야 한다고 말하는 대신, 보고 싶은 그 세상을 먼저 살아내면 된다는 것도. - p57,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중 발췌
내가 있는 공간(Space)을 따듯함으로 채우고, 건넬 수 있는 존재이고 싶다. 그 따듯함은 위로, 안심, 또는 품일 수도 있겠다. 상대에 대한 원망이나 미움보다는 사랑과 포용으로 넉넉한 공간이 느껴지는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지난날의 아픔이 아닌, 형용할 수 없는 뭉클함으로 가득 찬 순간의 감정을 묘사하는 글을 쓰고 싶다. 브런치에 오는 사람들이 그런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 일상의 곳곳에 낭만을 심으면서 살고 싶다. 쉽고 편리한 메시지로 생일 축하를 하는 대신, 꾸역꾸역 쓰다 보면 손이 저린 손 편지로 마음을 건네고, 부족한 손재주로 포장지로 예쁘게 싸서 선물을 주는 낭만가이길 바란다.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책의 저자가 엄마를 묘사하면서 표현한 ‘지혜롭고 강건하고 다정한 사람. 어둠 속에서 제일 먼저 빛을 찾아내는 사람. 네 옆에 있으면 아주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사람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차례인데.. 우선 글을 쓴다. 내 브런치 글들은 삶의 아픈 면들이 주로 고개를 들고 있는데, 앞으로의 글들은 일상의 따스함과 포근함을 담아봐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건네려면 내게 마음의 공간과 재물적인 여유가 있어야 하니.. 내년 승진을 목표로 영어 공부도 올해 좀 더 매진!!! (*이게.. 맞는 방향인가 여전히 잘 모르겠다.)
최고의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을 코치할 때 나는 종종 이런 질문은 던진다. “단순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이룰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겁니까?”. - p225, The One thing 중 발췌
이 문장을 읽고 찔려서 매일마다 하는 영어공부 10분을 30분으로 늘렸다. 그냥 최선을 다하는 것에 만족하는 내 하루에서, 이룰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기 위한 노력으로 바꾸기 위해.
단 하나에 대한 답은 계속해서 수정하고 다듬어야겠다. 꺼림칙한 거 보니까, 저자의 의도와는 살짝 빗겨나간 것 같기도 하니.. 우선, 이렇게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다짐을 적었다는 것에 1차 만족하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