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도전을 했던 2022년을 기억하며
1.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22년 1월 28일, 설 명절을 앞둔 금요일에 반차를 내고 광장시장을 찾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매년 명절 전 금요일엔 집사람과 광장시장에 가서 녹두빈대떡과 고기완자를 사갑니다. 현역 군인일 때는 늘 명절만 되면 당직근무에, 대기에 뭐 이런저런 핑계로 함께 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자유로워진 지금은 항상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이 너무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가족과 함께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집사람과 장모님이 좋아하는 녹두 빈대떡을 몇 장 사서 근처 스타벅스로 갑니다.
집사람이 묻습니다.
"자기야. 올해는 뭐 할 거야?"
"글쎄.. 뭐 딱히 하고 싶은 게 없는데.. 올해 승진하고 나서 이제 뭐 일을 더 해야 하나..?"
일 얘기에 시큰둥한 집사람.
"일? 뭐.. 일 많이 한다고 월급 더 받는 것도 아닌데ㅎ 자기가 하고 싶은 거 없어?"
"글쎄..ㅎㅎ 찾아봐야지."
그렇게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광장시장에서 탄 버스는 서촌과 청와대를 지나 부암동 뒷길을 지나갑니다.
설 연휴를 앞둔 설레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부암동은 참 멋지고 운치 있습니다.
멋진 집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와.. 저런데 살아보고 싶다. 근데 저기는 얼마나 할까? 한 십억? 십오억?'
그때 바라봤던 주택이 "현대주택"인데 아마 지금은 매매가가 15억 정도 되는 집일 겁니다.
그리고 그 집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했죠.
월급 말고 돈을 더 만들어서 나중에는 저런 집에 살아야지.
근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지?
그렇게 부암동에 멋진 집을 바라보며 22년 한 해 돈을 벌어볼 생각을 합니다.
공부하다가 접었지만 경매 공부도 진지하게 해 보고, 방한칸을 이용한 무자본 창업도 알아보고
그리고 지금은 부동산 투자까지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때 본 그 집 때문에 부동산 공부를 하게 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 집 말고 경희궁 자이를 봤든, 아크로 리버파크를 봤든 어쨌든 올해 공부를 하게 되었겠죠.
물론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기저기 많이 뿌려놓은 더게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온 것은 없습니다. 시드머니도 더 모아야 하고, 공부도 더 필요하고, 집사람이 준비하는 방한칸 사업도 이제 시작일 뿐이죠.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왜 돈을 벌어야 하고, 그렇게 번 돈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공부가 올해 얻어낸 첫 번째 성과입니다.
2. 책을 계속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은 작년에도 읽고 재작년에도 읽었습니다. 작년에는 씽큐베이션도 신청을 해서 올봄까지 세 기수에 참여했지요.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서평도 작성을 해봤습니다. 처음에는 그으~~~ 렇게 어렵더니 지금은 쬐에에에끔 수월해진 것 같네요.
올해 기억나는 책으로는 나와 우주에 대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 -채사장」, 중학생 때 읽고 지금 다시 읽었던「타나토노트 -베르나르베르베르」, 어떻게 일해야 할지 알게 해 준「원씽 -게리켈러」, 명상과 집중의 즐거움을 알려준「타이탄의 도구들 -티모시 페리스」등이 있네요.
서평을 쓰지 못했지만 복주환 강사님의「당신의 생각을 정리해 드립니다」도 무척 좋았습니다. 마인드맵, 만다라트와 같은 생각정리의 스킬과 효율적인 생각관리 방법을 말해주죠. 저 같은 경우에는 특히 글을 쓸 때 무척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머릿속에 뒤섞인 아이디어, 상념, 쓸데없는 생각들을 체계화하여 글감으로 만들 수가 있었습니다.
"돈"과 "부"에 관련된 책을 좀 읽었습니다. 투자공부는 집사람이 하고 저는 백업을 하기로 역할분담을 했지만, 그래도 돈공부는 필요해서 몇 권 읽어봤습니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로버트 기요사키」,「역행자 -자청」,「웰씽킹 -켈리최」,「진짜부자 가짜부자 -사경인」,「50가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홍춘욱」,「부의 시작 -박민수」,「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 -너나위」,「프리리치 -심길후」,「부의 감각 -댄 애리얼리」,「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 등이네요.
이 책 몇 권으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대강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겠더라고요. 저 책의 작가들은 "돈을 아껴서 투자하고, 시간을 아껴서 사업을 하라"라고 말이죠. 지금 형편으로는 사업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제 사업을 해보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공부를 해봅니다.
후반기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동안에는 직업적 성공이나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생각하고 살았었습니다. 그러나 문득 그 목표 너머에 뭔가가 더 있어야 하지 않나?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피터슨」,「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정주영」,「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괴테 (어린이용)」,「인생은 실전이다 - 신영준」,「문제는 무기력이다 -박경숙」등을 읽었는데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애당초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내가 책 몇 권 읽는다고 "나는 누구인가"를 찾을 수는 없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면 도둑놈 심보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다만 언젠가 찾아올 죽음 앞에서 "나 이것만은 정말 잘했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와이프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금쪽이를 최선을 다해 키웠고
하고 싶었던 일을 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결국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더라고요.
3. 잊지 못할 커다란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올해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석 달간의 육아휴직기간에 했던 한 달간의 제주살이입니다.
6월 한 달을 제주에서 보냈는데 아직도 금쪽이는 제주도가 너무 좋았다고 가끔 눈시울을 붉힙니다.
올 초에는 육아휴직이 계획되지는 않았습니다. 원래 회사에 큰 프로젝트가 하나 있었거든요. 제가 담당 실무자라 올해는 거기에 집중해야겠다 했는데.. 방침 변경으로 돌연 취소되면서 시간이 붕 떠버렸지요. 어차피 육아휴직 쓸 수 있는 것도 내년까지일 텐데 올해 한번 써볼까 하는 마음으로 3개월을 신청하고 그렇게 육아휴직, 그리고 제주 한달살이를 계획했습니다.
제주에서 타운하우스 하시는 친구 부모님 집 2층을 한 달 빌리고, 짐은 차에 차곡차곡 실어 인천에서 출발하는 훼리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캠핑 가는 기분으로요~
제주에 내려가서 정말 많은 관광지를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많이 간다는 스누피 가든이나 무민랜드, 한림공원, 화조원, 키티랜드 도 있죠. 그런데 지금까지 계속 기억나고 생각이 나는 것은 아이와 함께 걸었던 제주도 동네 뒷골목, 손잡고 매일 다녀갔던 마트와 다이소, 그리고 미술학원입니다.
제주도 내려가서 매일 놀 수는 없어 아이가 할만한 것을 찾다가 우연히 한 달짜리 미술교육이 있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뭐 일곱 살짜리가 할만한 게 빤해서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주 2회 다닐 수 있는 곳이 있어 등록을 했지요. 울산에서 미술 교육을 하시다가 내려오신 선생님은 매일같이 우리 금쪽이를 반겨주시며 "금쪽이 오늘은 뭐 만들까~" 하셨지요. 수업 마지막날에는 금쪽이 이제 못 봐서 너무 아쉽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셨어요.
금쪽이에게 제주도에서 뭐가 제일 좋았냐고 물어보면 매번 똑같습니다. "아빠랑 손잡고 미술학원 간 게 생각나~"
매일 챙겨준다고 챙겨줘도 부족한 게 아빠의 사랑입니다. 그럼에도 퇴근하고 내 할 일 한다고 아이랑 제대로 시간을 보내주지 못해 가끔 아이가 저를 좀 서먹하게 느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매일같이 하루종일 부대끼고 다투고 손잡고 놀러 다니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더니 다시 아이게 제게 애착이 생겼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애착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고요.
올 한 해는 다른 해와 달리 많은 시작을 한 해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또 다른 시각을 갖게 된 것도 그렇고요. 앞서 말한 듯 완료 짓는 눈에 띄는 성과는 없지만 그럼에도 삶에 미래에 희망을 갖고 도전할 수 있는 시작을 하게 되어 너무 행복합니다. 과연 23년에는 어떤 미래가 제 앞에 펼쳐질까요? 그리고 저는 또 거기서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너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