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을 하다
본 글은 2018년, 글쓴이가 모 포털사이트에 교환학생 생활 중 썼던 포스팅을 가져온 글입니다.
어린 나이에 쓴 글이라 다소 어리숙하고 지금과 다른 가치관과 생각을 가져 지금의 제가 보아도 어색하기 그지없는 글이지만 나누고 싶어 가지고 왔습니다.
2018.9.21 0:19 의 글
2018.09.19
친구와의 만남
작년의 나는 우리 학교에서 일본학생들을 도와주는 버디 였다.
다들 친하게 지냈던 건 아니었지만,
그 중에서도 그래도 마음이 맞는 몇 친구들이 있었다.
그 한 명이 내가 지금 유학하고 있는 대학을 다니고 있어서
바쁜 시간 쪼개어 나를 보러 와주었다.
수많은 한국 아이돌을 좋아하며,,
아르바이트를 무려 2개나 하며 한국이면 한국, 대만이면 대만, 도쿄면 도쿄
쉴새없이 이벤트와 콘서트를 다니는 친군데
한국에서도 늘 연락하면 서울이었기도 했다.
여러의미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친구이다.
나는, 무언가를 그렇게 좋아해 본 적이 없고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좇은 적이 없기 때문에
가끔은 그 친구가 부럽기도 하다.
뭔가를 열정적으로 하는 것이.
여튼, 그 친구와 만나서 한국에서 사온 선물을 주고
후쿠오카 야구팀인 소프트뱅크 호크스 티켓을 받았다
그리고 친구의 어머니가 집에 오라고 하셨다
친구도 야구를 좋아하는 탓에,
현재 야구장에서 알바를 하고 있기도 하고
한국에서도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직관하러 가기도 했다.
오타니를 실제로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정말 생각도 못한 선물이라 너무 고마웠다..
와서 친해진 중국인 친구와 함께 가기로 했다.
친구와 얘기하면서 작년엔 듣지 못했던
유학생들의 뒷이야기를 들으니...
어마어마한 일들이 많았고
친구가 왜 한국에서 오히려 일본인 유학생들 때문에 힘들어 했는지
알 것 만 같았다.
그렇게 둘이서
두시간을 넘게 떠들어 댔다.
5월 달 이후로 못만났으니.
그 친구는 일본인인데 어쩐지 모르게
같이 떠들다 보니 고향에 온 듯 마음이 편해졌다.
2018.09.20
4학년의 입학식
4학년이 되어서 입학식을 했다.
게다가 정장을 입고 오랜다.
아직 정장은 없고,,, 그냥 흰 셔츠에 검은 슬랙스를 대충 입었다.
신발도 캠퍼스화
그리고
하필이면, 비가 왔다.
1시까지 가서 레벨테스트를 했다.
레벨테스트는,,
다들 내가 하는 일본어를 보고
잘한다 라고 해주어서
고맙고, 이 곳 생활에 큰 용기를 얻지만
사실 나는 문맹자이다.
히라가나, 가타카나는 읽지만
한자는 완전 그냥 까막눈이다.
때문에 시험은 완전 망했다.
듣기의 경우엔 너무 빨라서 정말 올해 들어 가장 초 집중 했던 것 같다.
작문도 있었는데,
한자를 모르니까
초등학생보다 못한 실력으로 히라가나로 휘갈겼다.
아마 선생님이 깜짝 놀라지 않으실까 싶다...
인터뷰도 있었는데,
자기소개를 하라해서
그냥, 00대학교에서 온 00입니다...
하니까 좀 더 재밌게 하라해서
나는 원래가 재미없는 인간이라며 넘어갔다.
그리고, 존경하는 사람을 물어보시길래
한참 생각을 하다 쥐어짜내어서
세카이노오와리의 후카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실 세카오와를 좋아하게 된 게,
그들의 노래가 첫인상이 아니라 그들의 삶이었기 때문에.
후카세가 그 아픔을 견뎌낸 과정이 굉장히 존경스러웠고
그들의 무대를 실제로 봤을 때 그들의 인생이 더해져
벅차올랐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존경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일본에서의 생활이 어떻냐는 질문에는
좀 쓸데 없는 말을 해버린 것은 좀 후회가 되었다.
여튼, 그렇게 레벨 테스트를 끝내고
강당으로 가서 입학식을 했다.
입학식은 학장님까지 오고 꽤나 엄중하게 진행 되었다.
사실, 전전 날에 리허설 까지 했었다.
정말, 이상했던게
강단의 계단을 오를 때 두 발을 번갈아 가면서 성큼성큼 올라가지 말고
한발씩 딛여갈 것.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문화겠거니 했다.
저 위에서 마이크를 잡고 자기소개를 했다.
버벅 거렸다.
뭔가 잘 차려입은 쪽이 중국과 대만 유학생
뭔지 모르게 자유분방한 쪽이 한국 유학생...
입학식이 끝나니 날이 개어 있었다.
산으로 둘러쌓여 있는 이 동네는
비가 오거나 조금 습한 날에는 금새 산 꼭대기에 구름이나 물안개가 머물러 버린다.
그 모습이 내가 살 던 곳과 비슷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