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사회 시나리오
Prologue:
우리는 언제나 시간을 마주하며 살아간다.
최근에 개봉한 '유열의 음악 앨범'이라는 영화는 우리를 90년 중후반의 시대로 데려다 놓았고
30년 만에 후속 편으로 돌아온 '블레이드 러너 2049'는 SF라는 장르를 통해 디스토피아라는
상상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그 모두를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면 살아가는 현재는 여전히 과거와 미래를 잇는 완벽한
연결고리로 남아있다.
하지만 영화적 재미와 상상력을 벗어나 현실로 돌아오면 언제나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경제적 위기와 불경기 및 사회 전반에 걸친 침체된 현상들
뿐이다.
과연 현재의 현상들 만큼이나 과연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은 어려운 것일까?
미래학자로써 지난 몇 년간 느끼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에 미래에 대한 대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함께 미래여행안내서를 나누고자
한다.
1인 가구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급부상
2025년이면 1인 가구형태가 2인 이상의 가구형태를 앞지르고 2035년이 되면 60대 이상으로 구성된 1인 가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2045년이 되면 60대 이상의 구성원이 1인 가구의 6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위 그래프를 보면 결국 우리의 현재 일상이 미래에는 당연하지 않은 일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위 통계에 기반하여 향후 시장은 2030년부터 솔로 이코노미에 본격으로 접근할 것이다.
현재 주 생산인구이자 디지털 기술을 가장 많이 접하고 있는 20~30대가 2045년엔 실버세대로 유입되며
그 어느 실버세대보다 높은 디지털 기술 지식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1인 가구의 소비지출은 2030년이 되면 전체의 약 30%가 되어 2020년의 약 20%에 비해 무려 10%나 상승하게 된다.
가구원수별 소비지출 규모 추이 및 전망
고도의 지식과 경험으로 무장한 60대 이상의 디지털 고령 인구가 지배하는 미래 사회에서 마케터는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 1인 가구의 급부상과 스마트 기기에 능숙한 세대의 정착은 미래 사회의 생산과 소비문화의 변화를 의미한다. 현재 우리가 사고파는 행위 자체의 대상이 달라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우리가 습득하는 모든 정보들은 결국 개개인의 성향에 맞춰지는 형태로 변모할 것이다. 결국 모든 기업이 지배하기를 바라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은 지금보다 훨씬 더 까다롭고 다변적인 접근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또한 기업 내 마케터들 조차도 대규모 조직 단위가 아닌 훨씬 더 적은 수의 인원으로 마케팅을 실행하게 될 것이다.
그럼 미래의 소비행위는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
1인 가구 마케팅 핵심 트렌드는 4S(Small, Selfish, Smart, Service)로 분류된다.
이들은 제품 구매 시 제품의 실용성과 효율성을 고려하지만, 자신을 위한 가치소비를 중시한다.
즉 실용성과 효율성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 스스로의 편의 및 개인적인 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대부분의 1인 가구가 협소한 공간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타 가구에 비해 부피가 작은 제품을 선호하며 최근 유행하는 '혼밥'이란 키워드에 맞게 개인의 취향과 생활 패턴을 지원하는 서비스 및 제품에 대한 소비 성향을 보이게 된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솔로 이코노미는 기존의 라이프스타일과 차별화되는 서비스화의 변화와 발전으로 이어졌다. 특허청의 2012-2016 유형별 가정간편식 기술 특허출원 증가 현황에 따르면 2012년 79건이었던 가정간편식 특허 출원 건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며 3년 만에 90개에 이르렀으며 푸드 테크라는 신개념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철저한 나 홀로 생활을 즐기는 이들의 구매에 중요한 것은 정보와 콘텐츠에 대한 빠른 접근성이다. 한 예로 국내 배달 플랫폼 업체인 '배달의 민족'은 네이버 인공지능 엔진 '클로바'와의 협업을 통해 음성인식 스피커에서 목소리만으로도 음식 주문이 가능한 서비스를 출시하였으며, 앱 내 구글 인공지능 머신러닝 시스템을 도입하여 해당 서비스 이용 시 음식과 관련 없는 불필요한 이미지를 효율적으로 검수하여 고객의 불편함을 덜어주고 있다. 또한 1인 가구의 또 다른 특징인 스마트화에 주목하고 제품뿐 아니라 구매과정에도 첨단기술을 적용하는 등 소비자 만족도와 편의성을 위해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우리의 구매와 소비를 좌지우지하는 마케팅으로 돌아와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마케팅 행위가 곧 기업의 흥망성쇠에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의 마케터는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어려울 수 있지만, 미래의 마케터에게 가장 편안한 고객으로 분류되는 대상은 바로 같은 세대인 밀레니엄 세대 및 Z세대이다. Z세대는 1996년부터 2010년 사이에 태어나 어느 세대보다 모바일에 익숙하며 애플 브랜드를 뜻하는 I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총칭되는 이들은 디지털 경제의 최전선에서 변화를 주도할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Z세대는 현재 인구의 12.5%인 646만 명을 차지하는데, 2019년 현재 이들의 절반인 336만 명이 성인기에 접어들어 경제력과 구매력이 더 향상되고 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를 나타내는 키워드 TOP5로 1위 '판단력', 2위 '가치관', 3위 '디지털', 4위 '트렌드', 5위 '개인주의'로 나타났다. 이전 세대보다 다량의 정보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만큼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는 판단 능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으로 Z세대는 자신만의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만 타인의 다양한 가치관과 성향을 받아들이고 다름을 인정할 줄 안다. 이들은 기존 세대에 비해 '가치소비'를 더 중요시하고, 젠더, 환경, 사회정의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폭넓은 관심을 보이며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활동에 집중한다. 특히 사회적 문제에 민감한 이들의 성향상 문제기업의 상품을 불매하려는 의사가 강하고 친환경적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만큼 기업은 이들의 가치를 구현시켜줄 상품을 기획하고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Z세대는 자신만의 영역을 확장하며 미디어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향후 기업과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미디어 채널이다. 이는 곧 기업의 생존 전략을 위한 채널을 뜻하기도 한다. 이들을 주 고객층으로 공략하려면 Z세대의 가장 큰 가치인 '소통', '공유', '참여'에 집중해야 한다. 이는 다양한 미디어 중에서도 특히 Z세대의 가치들에 중점을 둔 '유튜브'가 이들에게 가장 큰 소통의 창구이자 매체인 이유이다. 즉각적인 반응에 익숙한 이들은 댓글이나 후기를 통해 해당 콘텐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이나 바람을 전하고 콘텐츠 창작자인 유튜버는 이러한 적극적인 피드백을 반영하여 더 나은 양질의 콘텐츠를 양산함으로써 쌍방향 소통을 의미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함께 즐기는 공간을 완성한다. 이것이 바로 Z세대가 소통하는 방식이자 문화이다. 미래의 기업과 정부 역시 유튜버와 청자의 입장을 모두 대변하고 만족시킬 수 있는 정보와 콘텐츠, 그리고 상품을 전달해야만 이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얻고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밀레니엄 세대가 브랜드 가치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Z세대와 그 이후 미래의 세대의 경우, 자신들이 존중하는 다양성 가운데 개인의 개성과 신념이 좀 더 드러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는 삶을 살아가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