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하면 변한다는 말을 진심으로 믿고 따르기로 결심했다.
이번 주엔 어떤 글을 올려볼까 하며 이번주에 나의 머릿속 지분이 가장 많았던 감정과 생각들을 정리해 봤다. 그러다 어떤 날의 아침이 문득 떠올랐다. 평일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고 거울 올려보다 내 얼굴이 새삼 달라졌다는 것이 확 느껴졌다. 피부가 그날따라 엄청 깨끗해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에 살 때엔 피부과나 관리숍의 도움을 받으며 피부를 관리하곤 했었다. 피부가 좋은 편이 아닌데도 게으른 성격때문에 혼자 관리를 하는 것보다는 도움을 받는 편을 선호했다. 그러나 미국에 살게 되면서 어떻게든 내 피부는 내가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혼자 이것저것 찾아보며 홈케어를 시작했다. 특히나 각질이나 피지제거에 엄청난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살 때 보다 주기적으로 각질과 피지제거에 힘썼고 물도 많이 마시며 1-2년을 보냈다. 그동안은 이게 효과가 있나 싶을 정도로 큰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사실 도중에 귀찮아서 관둘까 한 적도 여러 번 있었고, 효과가 없어서 포기할까 생각한 적도 많았다. 그러나 '그래도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라는 생각에 그냥 꾸준히 관리하던 것을 밀고 나갔고, 그 결과가 지금에서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 변한 피부 상태를 발견하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니 이게 효과가 있네..? 변하긴 하네..?'라는 신기함과 놀라움이었다. 그동안은 그 꾸준함에 대한 회의감과 의문, 의심이 99%를 차지했었기 때문이다.
참 재밌는 타이밍이었다. 마치 둑이 툭 터져버린 것처럼, 요즘따라 신기하게도 꾸준함으로 인해 성취감이 든 경험들이 몇 가지씩 동시에 터져 나오던 때였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예상치 못한 기분 좋은 변화들로 꾸준함의 힘을 의심했던 나의 태도가 서서히 누그러들던 나날들이었는데, 이 날 아침의 반가운 발견은 꾸준함의 힘을 10,000% 믿게 해주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 날 이후 이번 주 내내 '꾸준함으로 인한 변화들'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음을 정리를 하며 알게 되었고, 이 기분 좋은 경험담을 기록으로 남기기로 결심했다.
1. 달리기
나에게 있어 달리기야말로 꾸준함의 파워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이다. (브런치에 세 번째로 연재한 글에서 언급했듯) 나는 원래 장거리 달리기를 정말 싫어했다. 그런 내가 어느덧 달리기를 시작한 지 어느새 1년이 넘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되었다. 5월에 들어선 어느 날, 구글 포토에 작년 이 맘 때의 사진이 자동추천 알람이 떠 꾹 눌러보게 되었다. 자동추천된 여러 장의 사진들 속에서 유독 달리기를 시작한 2023년 5월의 내가 눈에 띄었다. 기분이 묘했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니.. 달리기를 하며 이 동네의 사계절을 다 느껴봤다니.. 내가 1년이나 무언가를 꾸준히 하다니..!! 스스로에 대한 대단함, 신기함, 놀라움 그리고 고마움이 마음을 가득 채웠다. 동시에, 2023년의 5월과 완전히 달라진 내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한 달에 몇 번 밖으로 나가 꾸역꾸역 뛰는 것이 최선이었던 그때와 달리, 2024년의 난 마라톤 대회도 나가고 심지어 여행을 할 때에도 러닝화를 챙기게 되었다. 이젠 내 삶 속에 깊이 들어와 떼어낼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린 우리였다.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시즌 때 떠났던 런던 여행을 다녀왔었다. 평소 나혼산에 나오는 기안 84님을 보며 나도 여행을 가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짐을 줄여서라도 러닝화를 캐리어에 챙겼다. 그리고 런던을 떠나는 날, 아침 일찍 꾸역꾸역 일어나 러닝화를 신고 런던 시내 한복판을 뛰어다녔다. 평일 아침, 하나둘씩 출근하는 사람들, 오픈하기 전의 고요한 상점들 사이로 달리는 내내 우리가 런던을 뛰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았다.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걸어 다니며 보는 빨간색 공중전화나 고풍스러운 건물들보다 달리며 지나가듯 보이는 그 풍경이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좀 더 그 세상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숙소가 있던 소호에서부터 내셔널 갤러리, 빅벤 그리고 밀레니엄브릿지까지 달리면서 진심으로 행복했다. 건강하게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는 남편과 내 모습이 멋져 보였다. 밀레니엄 브릿지를 찍고 소호에 있는 숙소까지 다시 돌아가려는데 비가 쏟아졌고 우린 한 겨울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 빗 속을 달리는 게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 '그래, 이게 런던이지!'라는 생각뿐이었다.
이때부터였을까.. 이젠 달리기를 위해 여행을 떠나는.. 주객전도된 지경에 다다랐다. 이번 2024년 보스턴 5K 마라톤을 뛰고 달리기 대회의 재미를 알게 되었고 그날 바로 남편과 올해 10월에 있는 시카고 5K 마라톤도 바로 신청해 버렸다. 어차피 시카고도 안 가봤으니 대회 참가 겸 여행도 다녀오자는 이유였다. 저번 달에 떠난 Banff 국립공원에서도 남편과 함께 러닝을 하고 왔다. 작년 여름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뛰던 러너들을 본 뒤 언젠간 우리도 국립공원에서 달리기를 해보자고 막연하게 목표했던 것을 올해 이룬 것이다. 상상한 것보다 더 황홀했던 국립공원에서의 러닝. 이 경험 덕분에 내년엔 유타주의 국립공원에 있는 마라톤을 신청할 생각이기도 하다. 달리기 대회 참가를 위해 가야 하니 그 김에 여행도 해버리자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요즘이다. 달리기를 할 겸 여행도 해버리는.. 우선순위가 뒤바뀌는 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2. 그림
미국에 오며 나는 내 꿈을 향해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맨 땅에 헤딩을 해야 하는 꿈이었기에 꽤나 힘든 시간이 자주 찾아왔다. 그 당시에도 혼자 끙끙대며 노력하며 좌절과 실패, 압도감에 휩싸이며 괴로워하고 있던 와중이었다. 우연히, 그림 전공자인 친구를 알게 되었고, 올해 1월부터 주 1회씩 그림 스터디를 하고 있는 중이다. 크로키라는 것을 그때 처음 접하고 그려봤다. 지금 그때 그림을 들춰보면 30초, 60초, 5분 크로키 모두 작대기와 졸라맨의 향연이다. 친구에게 보여주기도 창피하고 스스로도 수치스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크로키를 많이 하다 보면 그림이 많이 늘 수밖에 없다는 친구의 말을 믿고 한 번 부딪혀 보기로 결심했다. 진짜 얼마나 나아지나 궁금하기도 했다. 이게 졸라맨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정말 그럴까?라는 호기심이었다. 그때부터 최소 주 3번, 최대 5번 정도로 크로키 연습을 했다. 유튜브 강의를 찾아보며 크로키를 하는 방법, 셀프 피드백은 어떻게 하는지를 찾아보며 크로키를 한 뒤, 스스로 자료를 다시 복습하며 비율과 무게중심, 손과 발, 전체적인 형태감 등을 피드백하였다. 스터디할 때마다 친구에게 스스로 공부했던 자료들을 보여주며 궁금했던 것들과 어려웠던 것들을 물어보며 많이 배우려 노력했다.
한 겨울에 시작한 우리의 스터디. 매주 금요일, 2시부터 6시까지 스터디를 하고 밖으로 나오면 늘 캄캄한 밤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던 칠흑 같은 밤하늘 아래에서 다음 주를 기약하며 헤어지던 우리는 어느새 환하게 해가 지지 않은 밝은 세상 아래 헤어지고 있다. 친구랑 '이젠 밖에 너무 밝아! 기분이 이상해!!'라며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간다는 것에 한탄했던 것이 엊그제 같다. 친구와 벌써 스터디를 하며 두 계절을 보낸 것이다. 1월부터 5월 꾸준히 스터디를 해온 요즘, 점점 내 크로키 그림의 변화가 느껴진다. 사실 4월까지만 해도 이게 느는 건지... 답답한 마음이 컸다. 시무룩할 때마다 친구는 동세의 흐름을 보는 것이 정말 많이 늘었다며 내가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줬다. 그럴 때마다 나도 꾸준히 계속해보자라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5월이 된 요즘, 크로키 실력뿐만 아니라 그림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이 갑자기 확 다가온다. 개안한 것처럼 말이다. 예전에는 친구가 해 준 설명을 받아들이는 것에 시간이 걸렸지만 요즘은 친구가 무엇을 말하는 건지 바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내 그림에서 어떤 정보를 효과적으로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포인트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크로키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머리, 몸통, 손과 발을 다 그려내기 급급했던 과거의 나에서 조금은 성장하게 된 것 같았다. 한 단계 눈이 틔이면서 더 공부할 것이 (아주 많이) 보여 좌절감이 느껴지기도, 두렵기도 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다 보니 성장할 수 있겠구나라는 믿음이 생기며 나아갈 길에 용기와 확신이 생겼다. 이 방향이 맞다는 것에 안심이 된다.
물론 아직 갈 길이 구만리이다. 그래봤자 아직은 크로키 그림이 졸라맨 같기도 하고, 입체감이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꾸준히 노력을 하니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경험한 것은 나에게 꼭 필요한 소중한 선물 같다. 계단식 성장이 이런 것일까, 꾸준히 하면 이렇게 성장하는 것이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3. 기록
브런치를 시작하기까지 오랜 고민이 있었다. 무턱대고 도전했다 떨어진 2017년 이후 두려움이 생겨버렸고 주눅이 들어버렸다. 아 나에겐 너무 먼 길이구나 라는 생각에 브런치를 시작하는 것을 아주 먼 미래로 미뤘었다. 그런 내가 올해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건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브런치를 다시 도전해 볼까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건 꾸준한 기록 덕분이었다. 브런치의 두 번째 글 ('부정적인 성향이 강하신 편이네요')에서 언급했던 Digging Diary와 일기가 바로 내 등을 떠밀어준 친구들이다. 미국에 정착하며 생각한 것보다 정말 힘들었다. 모든 것이 내 계획과 틀어져버렸고, 공허함과 자괴감 그리고 우울감에 휩싸였다. 그 당시에도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남편이 가장 큰 이유지만) 내 꿈 덕분이었다. 다행히 미국에 오기 직전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도전을 시작했었어서 미국에 넘어온 뒤에도 스스로 꿈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한국에서보다 정보를 찾기도 힘들어 진전되는 것이 더디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 할 게 있다는 것이 엄청난 위안이 되었다. 그러나 그 당시 출렁이는 내 마음을 견디기 힘들 정도로 몸도 무너진 상태였고, 모든 것을 멈춰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나를 구원해 준 것이 바로 일기와 Digging Diary (관찰일기)였다. 매일 일기장과 아이패드를 들고나가 내 감정과 생각에 대하여 쏟아내고 정리했다. 특히나 관찰일기를 통해 내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고 쳐내는 훈련을 독할 만큼 열심히 했다. 관찰일기, 디깅다이어리는 그 말대로 나 스스로를 관찰하고 그 관찰한 것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분석을 하는 일기다. 예로, 내가 오늘 기분이 안 좋았던 일에 대해 작성한다. 그리고 꼬리 질문으로 왜 그 일이 기분이 안 좋았는지 고민해 보고 적어본다. 여기서 더 꼬리를 문다면, 그렇다면 이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또는 어떤 변화를 주어 야할지에 대해 적어본다. 그 당시의 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모를 정도로 나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이었기에 나에 대해 궁금했던 모든 것들을 관찰일기 항목에 적어놓고 매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런 꼬리질문들 때문에 관찰일기를 한 번 작성하면 기본 1시간 30분 이상은 걸렸다.
2023년 4월부터 시작된 이런 기록들은 2024년 5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나 자신에 대해 정말 많이 알게 되었고 스스로 고치고 싶은 점들을 고쳐나갔다. 나 자신과 친해지기 시작하자 그동안의 내 행적들과 감정들과 생각들이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그 흐름들이 보였다. 나를 힘들게 하는 나의 생각들을 고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고, 그 와중에 고칠 수 없는 것들은 상담을 받아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시간들이 쌓이며 스스로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좋은 건 혼자만 알고 있기 싫어 주변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에도 관찰일기와 일기를 추천을 하기 시작했고, 작년부터는 친한 친구와 함께 관찰일기 모임을 하고 있다. 이렇게 모임을 이어가던 올 초, 문득 이런 꾸준한 기록을 브런치에 활용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올라왔다. 부정의 끝을 달리던 내가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2023년과 2024년 내내 느끼면서, 그 과정 속에서 내가 깨달았던 것들, 느꼈던 것들, 경험했던 것들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그 생각이 들던 날 이후 브런치에 2개의 글을 적어 작가 신청을 했고, 정말 놀랍게도 작가 등록이 되어 이렇게 연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기대도 안 했기 때문에 이 합격 메일이 어벙벙하기도 하고 믿기지 않아 웃기기도 했다. 그 이후엔 지나온 생각과 감정들을 꾸준히 기록으로 남겨둔 과거의 내 모습들이 떠올라 감동적이기도 했다. 그 꾸준한 기록들 덕분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으니 말이다.
난 성격이 급한 사람이다. 계획한 것들도 대부분 단기간에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20살부터 작성하기 시작한 버킷리스트에도 단기간에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이 꽤 많이 보인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세상 일이 내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계획형이나 성취한 경험도 자연스레 줄어들게 되었다. 특히나 성취하지 못한 대부분은 '꾸준함'을 요하는 것들이었다. 급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들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 노력한 것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이나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노력해도 소용없네'라는 생각에 바로 포기를 하거나, '꾸준히 해도 안되네'라는 성급한 결론을 내버리며 그만둬버렸다. 그랬던 내가 최근 달리기를 시작으로 무언가를 꾸준히 하게 되었고, 꾸준히 해온 것들로 인한 삶의 변화들을 최근에 유난히 많이 경험하게 되었다. 사실 성인이 된 이후 무언가를 1년 이상 꾸준히 해본 경험이 작년과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 갑작스레 이런 경험치가 쌓이며 왜 꾸준함과 거리가 멀었던 나에게 이런 변화가 생긴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이유를 알면 이 긍정적이고 반가운 변화를 더 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경험들은 모두 미국에 살며 혼자 보내는 지루한 시간들을 채우기 위해 또는 타지에서의 불편함을 충족시키기 위해 꾸준히 했던 것들이었다. 아마도 그래서 가능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완벽주의가 심한 내가 완벽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목표의식 없이 전혀 다른 목적을 위해 이 모든 것들을 행하였기 때문이다. 즉, 완벽하려는 목표가 없었기 때문에 이 모든 것들을 이리도 오랫동안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완벽주의와 급한 성격의 나를 위한 딱 맞는 맞춤형 방법임이 분명했다.
분명 꾸준히 무언가를 하다 보면, 그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져 그 결과가 언제 나타날지 몰라 불안하기도, 반복되는 것들로 지루하기도 하다. 종종 '이게 맞나?'라는 회의감과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달리기도, 그림도, 기록도 다 그런 흔들리는 시기가 분명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다고 이걸 하지 않으면 내 미래는 결코 달라질 순 없어'라는 생각으로 운동도, 그림도, 기록도 꾸준하게 밀고 나갔다. 그 결과, 꾸준함의 선물꾸러미를 뜯어보는 미래를 가지게 되었다. 내 믿음이, 희망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젠 그 어떤 것도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