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마음챙김의 시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입는 옷의 크기도
몸무게와
머리 색깔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의 이름도
두 뺨의 보조개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당신은 아침의 잠긴 목소리이고
당신이 미처 감추지 못한 미소이다
당신은 당신 웃음 속 사랑스러움이고
당신이 흘린 모든 눈물이다
당신이 철저히 혼자라는 걸 알 때
당신이 목청껏 부르는 노래
당신이 여행한 장소들
당신이 안식처라고 부르는 곳이 당신이다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것들이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당신 방에 걸린 사진들이고
당신이 꿈꾸는 미래이다
당신은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신이 잊은 것 같다
당신 아닌 그 모든 것들로
자신을 정의하기로 결정하는 순간에는
-에린 핸슨 <아닌 것>
* 나인 것들로 나를 정의하고 싶은 나날이다
그저 편한 나로 살아가기란 어찌나 어려운지
사랑하는 이들에게 좋은 시를 낭송해서 직접 들려주고 싶다. 같이 어두운 방안에 누워서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