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주는 마음의 그릇
이 질문을 반복하며 조급함에 사로잡혀본 적이 있나요? 저 역시도 스스로를 자꾸만 의심하게 되는 순간, 성장이 멈춘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그 조급함은 최근 키우고 있는 작은 식물들에게도 고스란히 투영되고 말았죠.
처음엔 윤기 나는 잎들을 보며 자신감이 넘쳤어요. ‘이 식물들은 나와 함께 잘 자랄 거야.’ 하지만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잎들이 시들기 시작했을 때, 처음의 그 자신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대신 의심과 조급함이 밀려들어왔죠. ‘물을 너무 많이 줬나? 햇빛이 문제였나?’ ‘원래 이렇게 새싹이 느리게 나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수록 마음이 좋지 않았어요. 그때 식물을 잘 아는 한 지인이 제게 이런 말을 해주더군요.
처음엔 새로운 곳에 적응하느라 그럴 수 있어. 너무 조급하게 생각 말고, 더 세심하게 들여다 줘봐. 식물은 자기를 봐준 만큼 성장하더라고.
이 말을 듣고 식물을 키우는 방식을 조금씩 바꾸기로 했어요. 아이를 돌보듯 매일 안부를 묻고, 물 주는 주기를 조절하며, 햇빛의 방향도 바꿔주고, 환기도 더 자주 시켰죠. 그렇게 조급한 마음 대신 시간을 두고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식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주 작은 새순이 돋아나고 있는 걸 발견했어요. 그 순간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마치 갓난아기가 처음 뒤집기를 성공한 것처럼요. 그동안 시든 잎들만 바라보며 이 식물들이 잘못된 건 아닌지 의심했지만, 사실 그들은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던 거예요. 제가 몰라봤을 뿐이죠.
그런 면에서 식물도 우리 인간도 참 비슷하다고 느껴져요. 성장은 누구에게나 초반엔 느리다 못해 멈춰있는 것 같지만 시간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급격히 성장하는 지점에 도달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이번 계기로 매일의 작은 변화가 결국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다고 더 굳게 믿게 됐어요.
우리는 흔히 스스로를 타인과 비교하며 조급해합니다. 하지만 성장 속도에 정답은 없다 생각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성장도 많고요. 이제 나만의 속도대로, 스스로의 길을 걸어가고 싶어요. 조금씩 나아가는 것, 그 자체로 충분하니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기억하기로 했어요.
우리가 성장이 더디다고 느끼는 이유는 성장이 없어서가 아니라, 기다려주는 우리의 마음이 작기 때문이라는 것을요.
지금도 우리는 성장하고 있어요. 단지 그 변화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고, 조급해했을 뿐이에요. 내 안에서, 그리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은 성장을 발견하고 응원해 보세요. 그 작은 변화들이 쌓여, 분명 스스로 만족할만한 성장으로 이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