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로칼랭 Jan 05. 2022

외로우니까 사랑한다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가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로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정호승 <수선화에게>




살아간다는 것이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라는 걸,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학교에서 선생님은 외로움에 대한 수업을 해주지 않았다. 부모님은 외로움을 만나면 내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설명해주지 않았다. 친구는 외로움을 드러내며 울지 않았다. 선배는 몰래 숨어서 외로움은 달랬다.

그리고....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사랑을 시작하면서 알게 되는 것.


외로우니까 사람인 것이고, 외로우니까 사랑을 한다. 그런데 여전히 사랑이라는 말로 외로움을 감추고 이용할 뿐. 우리는 모두 여전히 외롭다.

사랑은 나를 더 외롭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 만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