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공사 4 뽀시레기 인테리어 팁들
1 펜던트 등은 청계천 전기조명 상가에서 샀다. 거실과 주방에 각각 하나, 와인셀러 쪽에 빈티지한 느낌의 등 하나, 현관에 스카이 블루톤의 등 하나라는 색상과 개수에 대한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에 청계천 조명 상가에 도착해서 4개의 펜던트 등을 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그중 두 개는 전시용이어서 예상보다 많이 싸게 샀다.
2 전기 제품으로는 인덕션과 텔레비전을 샀다. 일 년 중 전자전기제품이 제일 싼 시기가 3-4월이다. 5-6월 결혼식 성수기를 앞둔 데다 봄봄봄 봄이 왔어요가 되면, 코끝이 간질거리고 온몸에 좀이 쑤셔 집 안팎의 때도 빼고 광도 내고 싶을 때이다. 전기전자제품의 할인율이 높고, 상품권도 마구 주고, 이것저것 선물도 듬뿍 챙겨 주는 시기이다. 특히, 3-4월은 전년도 제품을 '털어내야 하는' 시기이다. 신제품과 전년도 제품 간의 사양 차이가 크게 없다면 전년도 제품을 노려보기를 권한다.
3 전깃줄이 1도 안 보이는 깔끔한 벽 부착 등을 원한다면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원하는 벽 부착 등 위치를 정해야 한다. 공사 시작과 동시에 벽과 바닥을 뜯어내고 충전재를 넣고 배선공사를 하고 도배를 하고 나면 '까리한' 벽 부착 등 달기는 물 건너간다. 나는 어영부영하다 이 시기를 놓쳤다. 벽 부착 등 아래에서 대롱거리며 질척이는 저 전깃줄을 볼 때면 한숨이 저절로.....
4 코브라 수전이 ‘깔쌈'하기는 한데.... 청룡열차처럼 위로 슉 솟구쳤다가 아래로 파악 내리 꽂히면서 수압도 정말 '쩌는데'.... 도도하고 심플한 코브라 자태에 혹해버렸는데... 그렇다 할지 라도 코브라 수전은 재삼재사 재고해야 한다. 코브라 수전의 강한 수압은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이다. 물이 온 사방으로 튄다. 나는 사용하고 난 그릇을 애벌로 헹구고, 설거지 볼에 물과 세제를 푼 다음 그릇을 닦는다. 그다음에야 비로소 중간 정도의 수압으로 물을 틀고 차근차근 헹구어 내는 설거지 스타일의 나는 코브라 수전에 대단히 만족한다. 그러나 시종일관 물을 세게 튼 상태로 적극적인 설거지를 하는 분들의 수전이 코브라라면? 설거지 후 싱크대와 주방 바닥에는 육이오 난리는 난리 축에도 못 낄 정도의 물난리가 난다는 것에 내 소중한 미니 백 참을 건다.
5 이사온지 2개월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 깊이 만족하는 것 중 하나가 'XX 깊은 사각 볼'이다. 이 종류의 싱크볼 구매 시 고려사항은 다음 세 가지이다.
(1) 깊이에 따라 두 종류가 있다. '더더 깊은' 씽크볼엔 물론 설거지할 그릇을 더 많이 쟁일 수 있지만 그만큼 허리를 더 숙여야 한다. 더더 깊은 씽크볼을 원하기는 하는데 허리를 많이 숙이고 싶지 않을 때 아예 싱크대를 높게 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기본 규격으로 공장에서 찍어낸 가구와 내 '개취'에 맞춘 가구를 '커스터마이징' 하는 데는 비용 차이가 심각하다. 나는 보통의 '깊은' 사각 싱크볼을 선택했고 만족한다.
(2) 싱크볼 내부의 코팅 처리 여부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뉜다. 코팅이 된 것이 좀 더 반짝거리고 오물에 강하다는 설명을 듣고 코팅 처리된 씽크볼을 선택했는데 만족한다. 코팅 처리되지 않은 것은 사용해보지 않았으니 나로선 그 차이점을 알 수 없다.
(3) 앰보싱 유무에 따라 다시 나뉜다. 앰보싱 처리된 씽크볼은 그릇들이 쿡쿡 부딪힐 때 생기는 상처에 강하다는데도 나는 앰보싱이 처리되지 않은 씽크볼을 선택했다. 앰보싱 처리는 스크래치에 강한 만큼 앰보싱 사이사이의 미세한 틈에 때가 낀다는 후기를 어디선가 읽었기 때문이다.
6 현관과 욕실 바닥의 벽타일을 선택할 때 첫 번째 관문은 무광과 유광의 갈림길이다. 유광은 반짝거리며 이쁘고 청소가 쉽지만 나처럼 무광 타일이 주는 '무심한 시크미'를 좋아한다면 '짙은색'의 무광 타일을 권한다. 무광 타일 청소는 손이 많이 간다. 무광 타일에 들러붙은 먼지나 얼룩은 그저 타일 위에 누워서 청소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무광 타일 위에 올라앉은 먼지와 얼룩은 적극적으로 안으로 안으로 스며든다. 그 먼지는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인다고 결코 해결되지 않고 결국은 걸레질을 빡빡해주어야 한다. 또한 무광 타일 속으로 스며든 얼룩은 타일의 다른 무늬들과 형제자매가 되어 아예 자리를 잡는다. 그래서 무광 타일은 짙은색을 권한다. 먼지도 얼룩도 짙은 색에 얼버무려지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광의 '옅은 색' 타일을 선택했다. 스타일을 버린다는 것은 나를 버리는 것인데 나는 이번에도 나였다.
7 이외에도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은 인테리어 뽀시레기 팁들이 오조오억 개는 남아 있지만, 그것들은 내가 발로 뛰고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공들여 얻어낸 것들이지만, 아쉬움을 숨기지 않은 체 이 주제를 마무리한다. '엄마, 요즘 그런 긴 이야기 안 좋아해요. 1분 내외로 읽을 수 있게 길이 조절 부탁드려요. 짧게 더 짧게, 요즘 호흡 긴 거 그런 거 아무도 안 읽어요. 그래서 제가 엄만 유튜브를 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씀을 드려도 참, 엄마 요리, 김치, 빵, 인테리어 감각들, 그런 것들 조금만 방출해도 대 to the 박일 텐데. 요즘은 뭐든 유튜브예요 모든 길은 유튜브로 통한다예요, 아휴'라는 아들의 잔소리에 귀에 빵꾸가 날 지경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7 문단이나 되니, 아들의 부탁을 들어주는데 실패한 듯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