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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털복숭이 Nov 18. 2021

내 추억 속 오징어게임

그 유명한 오징어게임!

나도 보았다(이미 한참 전에 보았는데 이 글을 쓰다가 오랫동안 서랍에만 묵혀두는 바람에 타이밍이 좀 안 맞은 감이 있지만).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흥행한 시리즈물이라며 전세계 1억을 훌쩍 넘는 가구가 오징어게임을 시청했다고 하니, 잔인한 장면이 많다는 이야기에 섬칫하기도 했으나 유행에 뒤쳐질 수 없는 내가 안볼 수 없었다.

역시나 첫 회부터 필칠갑에 여럿 죽어나가는 모습에 움찔하기도 했지만, 다음 회를 바로 보지 않으면 궁금해 미칠 것 같은 엔딩에 금방 정주행을 하고야 말았다.

특히 다음 번 게임은 뭘까 하는 궁금증이 컸는데, 구슬치기나 징검다리게임, 마지막 순서였던 오징어게임은 내가 어릴 적에는 썩 하지 않았던 놀이었는데 반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줄다리기, 특히 달고나 뽑기는 나에게도 익숙한 놀이들이라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내가 어렸을 적에 많이 했던 게임이 뭐가 있었지?

어렸을 때 친구들이랑 했던 게임을 떠올려 보았다.

고무줄 놀이, 말뚝박기, 땅 따먹기, 실뜨기 놀이, 공기놀이... 생각하다보니 그 옛날 기억들이 떠올라서 피식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초등학교 때에는 고무줄 놀이랑 땅 따먹기를 진짜 좋아했었다.

여자친구들끼리 편을 나누어 쉬는 시간마다 하고, 그것도 모자라 학교수업이 다 끝나고 또 동네 공터에서 하곤 했던 기억.

어릴 적 말괄량이 기질이 있던 나는 남자애들이랑 같이 섞어 편을 나누어 교실 뒤에서 말뚝박기 놀이를 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다소 과격했던 놀이인데 그 때에는 참 재미있었던 것 같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급 얌전해져서 몸을 많이 사용하는 놀이는 더 이상 안 했고 교복치마를 넓게 펴서 친구들과 둘러앉은 채 공기놀이에 열중했다.

공기 안에 쇠가루를 가득 채워넣어 무겁게 만들고는 했었지.


기억에 기억을 더듬다 보니 생각난 게임이 있었는데, 바로 다이아몬드 게임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데, 내가 어릴 적 우리 가족끼리 진짜 재밌게 했던 게임이었다.

갑자기 너무 하고싶어져서 쿠팡을 열어 '다이아몬드게임'이라고 쳤더니 진짜 예전의 그 게임판 형태 그대로 팔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바로 구매를 했고,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박스를 열어 남편에게 보여주며 이거 몰라? 물어봤더니 자기는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진짜 몰라? 재차 물었으나 이런 걸로 놀아본 기억이 당췌 없단다.

널리 유행했던 게임은 아닌가보구먼?

게임 룰을 하나씩 하나씩 가르쳐주며 다시 만난 내 추억 속 게임에 남편을 초대했다.



룰은 매우 간단하다.

게임은 최소 2명, 최대 3명이 함께 할 수 있다. 말이 빨간색, 초록색, 주황색 3개니깐 3명이서 하는 게 제일 재밌다. 내가 빨간 말이라면 이 쪽에 있는 빨간 말을 반대 편 빨간 곳까지 옮기면 되는 것이다.

즉 누가 먼저 말들을 반대 편 자기 색깔이 있는 곳까지 빨리 옮기느냐의 싸움인 것이다.

이 때 말은 한 칸씩 전진할 수 있는데, 말 앞에 또 말(자기 말이든 남의 말이든 상관없음)이 있고 그 다음 칸이 비어 있다면 앞의 말을 뛰어넘을 수가 있다. 하지만 말이 2개 이상 있다면 뛰어넘을 수 없다.  

단 하얀 부분에서만 멈출 수 있고 상대 편 진영에는 멈출 수 없다.

관건은 누가 말을 잘 활용해서 많이 뛰어넘어 빨리 반대 편으로 모든 말을 옮기느냐이다.

3명이서 하면 나중에는 말들끼리 가운데 마구 뒤섞여서 뛰어넘기는 커녕 전진하기도 힘들 지경이 되지만, 그 때에도 공간을 잘 활용하고 머리를 잘 쓰면 요기조기 빈 구멍을 찾아내어 전진할 수가 있다!

남편은 제법 흥미있어 하며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나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내 대적 상대로는 실력이 한참 못미쳤다.


이 반가운 소식을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가족들에게도 알려야겠지??

게임판을 찍어 가족창에 올렸다.

"헐!!!!대박!! 이거 웬거야??""

동생으로부터 즉각 답이 왔다. 엄마, 아빠도 모두 기억하고는 반가워하셨다.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당장 같이 게임을 하고 싶다며 동생이 주말에 집으로 온다는 것이다.

이렇게 마주앉은 우리 셋.

남편과 나, 동생은 게임판 앞에 머리를 모았고 앉은 자리에서 세 판 정도를 내리 했던 것 같다.

동생과 나는 잠깐이나마 예전 그 어릴 적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 추억이 가지는 힘은 강력하다는!

필받은 김에 검정고무줄이라도 사야하나 싶었지만 아서라~ 무릎나갈까 그건 관두기로 했다.




다이아몬드게임 하다보면 머리도 좋아질 것 같은데 꿀댕이 조금 크면 가족끼리 화합도 도모할겸 꿀댕이에게도 나와 같은 추억을 만들어 주어야겠다!


모두가 각자의 추억 속 오징어게임이 있지 않을까?

게임을 하며 오랜만에 추억속으로 빠져보는 것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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