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 달 개인적으로 중요한 일들이 많아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제 한 숨 돌리긴 했지만, 힘들게 달려왔던만큼 밀려오는 허탈감과 아쉬움은 또 나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끝나기만 해 봐라.
매일 밤 소파와 한 몸이 되어 넷플릭스 드라마를 정주행하며 티비를 켜 놓은 채 잠에 드는 하루하루를 꿈꿨다. 그런데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소파에서 자고 일어나면 자도 잔 것 같지가 않고 괜히 더 피곤한 느낌만 가중되는 것 같아 며칠만에 관뒀다.
그 동안 내 사정을 봐 주고 내 몫의 육아까지 도맡아 해 주었던 남편에게 고마워, 이제는 엄마가 놀아줄게~ 꿀댕이를 힘차게 안아본다. 하지만 골골거리는 육신은 이제 단단하게 자란 꿀댕이를 지탱하기 버겁고, 꿀댕이는 그 동안 아빠와의 케미가 썩 만족스러웠던 것인지 아빠를 찾아 버둥거린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꼭 끌어안기!
나는 중요한 시험을 앞뒀을 때나 걱정이나 생각이 많을 때, 여러가지 사정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에는 몸이 즉각적으로 반응을 한다.
머리로는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생각해도 희한하게 몸은 단박에 알아차리는데, 신기할 정도이다.
그 반응이라는 것은 바로 아침에 화장실을 몇 번이나 들락거려서 장에 있는 모든 것들을 비워내는 작업을 말한다.
이러한 스트레스 반응은 고등학생때부터 시작되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앞두고는 늘 그런 패턴이었다.
시험이 끝나면 아침마다 활발했던 장 활동도 멈췄다. 신기한 몸이었다.
나는 어느순간부터 이러한 몸의 반응을 즐기기도 했는데, 배가 아프거나 한 것은 아니었으므로 화장실을 몇 번 갔다오면 배가 아주 홀쭉해지고 편안했기 때문이다. 뭔가 살빠지는 느낌ㅋ
자격증을 따고 직업을 갖게 되고 나름 안정적인 삶의 궤도에 오르자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자연히 줄게 되어서, 나의 장은 그 동안 매우 고요하고 평온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정말 오랜만에 장이 요동을 쳤다.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보다.
사람들은 묻는다.
"평소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세요?"
그럴때면 좀 난감한게, 그냥 혼자 책이나 영화를 본다든지, 남편이나 친구와 수다를 떤다든지 하는 정도지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걸로 풀리는 것도 참 다행이다 싶다.
아! 여유로운 아침, 진짜 지인~짜 맛있는 크롸쌍에 진하게 내린 커피 한 잔도 포함!
과민한 대장의 운동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 그냥 자연스레 없어지길 기다린다.
다른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할까.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운동하기, 맛있는 것 먹기, 술 마시기(내 생각엔 술을 마시면 스트레스가 오히려 가중될 것 같지만 많은 이들이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술을 찾는 것 같다), 쇼핑하기 이 정도?
여행도 너무 좋지만 직장인의 입장에서 마음대로 시간을 빼기 어렵거니와 아기를 포함한 다른 가족이 있다면 일정을 맞추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아닐 것 같고. 또 요즘엔 세계적으로 창궐중인 역병으로 더 어려운 부분도 있고 말이다.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고 하는데, 스트레스를 잘 받는 성격인지 여부도 중요하겠지만 스트레스를 받았을 경우 어떻게 풀 것인지, 자기만의 관리법을 가지고 있는 것도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풀지 않고 쌓아두면 내적으로는 질병이 생기고, 외부적으로는 분노심을 뿜어내는 등 어떤 식으로든 표출되기 마련이기 때문.
최근에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나 매체를 통해서 젊은 사람들이 암에 걸리거나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맞이하는 케이스를 더러 듣다보니 건강염려증이 생겼다.
그래서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집착? 아닌 집착이 좀 생긴 듯도...
술을 먹는다거나 충동적 쇼핑을 한다거나 하는 방법은 당장에는 스트레스가 풀릴지는 몰라도 더 스트레스가 쌓이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므로 별로 좋은 것 같지 않다.
보다 건강하고 유익한 방향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요즘 같은 빡빡하고 건조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려면 더욱 더...
그래서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스트레스 관리법을 궁금해들 하나보다.
운동이 좀 좋아지면 좋으련만...
제일 좋은 스트레스 관리법은 운동인 것 같은데 왜 이리 몸뚱아리 움직이는게 힘든지.
거울보면 스트레스 받는데 운동은 넘 싫은게 정말 문제다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