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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 Jan 10. 2023

창작을 위해 그만 둘 일

planB 워크룸에서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는 책방(서재를 탐하다)에는 

매주 금요일 planB 워크룸이라는 이름의 모임이 있다. 

공유작업실 형태로 그림, 글, 독서, 운동까지 한계 없이 각자 원하는 창작을 하면 된다.

그리고 매월 첫 번째 금요일에는 

정해진 시간에 모여 지난달의 결과와 다음 달 계획을 이야기한다.

서로의 작업을 보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얻는 시간이다.

 

그리고 2023년부터 첫 번째 금요일에 변화가 있었다.

'작업실 수다'라는 이름의 코너가 생긴 것이다.

첫 번째 주제는 창작을 위해 그만 둘 일.


장르는 달라도 여기 모인 사람들은 모두 '창작자'이다. 

다른 곳에서는 조금 별나고 쓸데없는 것에 에너지를 쓰는 사람으로 보일지 몰라도

여기서는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치고

작업의 의미를 찾기 위해 방황하고

자기만족의 기준이 높아 힘들고

계속해도 되는 가를 고민하고

다름을 지적질하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내 안에 있는 뭔지 모를 것들을 글이나 그림으로 또는 말로 표현한다. 

무명에서 언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 목소리가 닿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세상에 말한다.


팔리지 않는 책을 만들고

창고를 차지하는 굿즈를 만들고 

천 대신 종이를 박음질하고

식탁보를 잘라 책 표지를 만든다. 

완벽하지 않고 끝이 보이지 않아도 포기할 수 없다.


대부분의 일상이 의지보다 의무로 채워져 있지만

여기서만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고 거기에 시간을 쓴다. 


망설이는 걸 그만두겠다는 샘

그만두는 걸 그만두겠다는 샘

고민을 그만두겠다는 샘

계획을 그만두겠다는 샘

조금씩 다른 듯했지만 결국 한 목소리였다. 


작년에 1일 1 브런치 챌린지를 할 때는 

여기 흰 바탕이 부담스럽기만 했는데

지금은 써야 하는 글을 미루고 여기로 도망쳤다.

도망가는 걸 그만두고 더 몰아붙이겠다고 말했는데

벌써 10일이야. >.,<


당신의 창작을 위해 그만둬야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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