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것이 불가능하십니까?
나는 음악과 춤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나 음악 영상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그러면서 댓글을 읽어보는 것도 어쩔 수 없이 수반하게 되는데. 항상 여성 작가, 여성 아티스트에게는 외모 칭찬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나는 진심으로 소위 '아이돌'이라고 불릴지라도 재능 있고 천재적이며 표현력과 기획력, 가창력이 뛰어난 아티스트들을 많이 본다, 또 그들의 실력을 굉장히 존경한다. 하지만 그들이 항상 포장지에 둘러싸여서 외모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소비되는 것이 마음이 아프고 동시에 그들의 재능, 실력과 노력보다는 항상 '외모를 칭찬하는 분위기'에 질식할 것 같다.
천재적인 댄서가 있다. 정말 멋지고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내가 그 댄서에 대한 영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건 'OO은 웃을 때가 정말 예쁘다', 'OO은 몸매도 너무 좋다' 이딴 댓글들이다.
정말 그만보고 싶다. 왜 여성이기만 하면 천재적인 실력자들도 그저 '예쁜 애'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는 것일까. 엄청난 표현력과 곡 해석력을 가진 댄서들도 그저 '춤선 예쁜' 여자가 되어버리는 현실이 허탈하다.
남성에 대해서는 반대로 극단적이다. 한 남성 배우의 경우 예쁘장한 외모가 유명해지자 그에게 붙은 호칭은 '얼굴 천재'였다. 남성에게는 어떻게든 능력을 칭찬하는 것이 디폴트여서, 얼굴이 예쁜 것조차 '천재'가 되어버리는 현실. 허탈하고 기가 막히다.
현재 많은 아티스트들을 보면 사실 여성 아티스트들의 실력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조금만 실수해도, 조금만 실력이 부족해도, 조금만 빈틈이 있어도 모두가 물어뜯으려고 혈안이 되어있는데 어찌 안 그렇겠는가? 그에 비해 남성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는 아무리 라이브 공연을 망쳐도, 아무리 몇몇 부분에서 실력이 떨어지더라도 비교적 관대하다(심지어 여성 아티스트가 독보적으로 잘 해낸 무대에서도 옆에 있던 그나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수준의 남성 아티스트에 대한 칭찬 댓글이 잔뜩 달린다). 이는 어느정도 한국 사회가 남성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 여성 아티스트들의 실력, 그냥 인정해주면 안 될까? 남성은 외모만으로도 '천재'가 되는 세상 속에서 여성 아티스트들에게는 실력도 '오늘 헤메코 찰떡이네'밖에 남지 않는 현실은 좀 처참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