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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익명 Oct 19. 2022

배움의 방법 (1) 미술 분야

미술 분야는 어디서 배우면 좋을까?

나는 부자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움의 경험 또한 유학이라던가 각 분야마다 대학교를 다닐만큼 금전적 여유도,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그렇다면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어디서 새로 배움을 구할 수 있는지, 여러 경험을 토대로 그 방법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미술분야


1. 나의 개인적 역사 : 아주 어렸을 때는 그림을 잘 그린다는 소리를 들었었다. 하지만 이런 영광은 초등학교에 진학하여 크레파스 대신 수채화가 등장하면서 날아가버렸다. 나는 물감을 잘 다루지 못했고, 더 이상 미술로 상을 타지 못했다. 예술가이자 화가인 분이 동네에(부자 동네 아니었다... 서울도 아니고, 굉장히 작은 평수의 단지였는데..) 한 분 계셔서 그 분께서 동네 아이들의 미술을 봐주는 데(사실상 약간 방과후 아이돌봄의 느낌이었다) 낀 적이 있었다. 선생님께서 내가 자꾸 그림에 말풍선을 넣고 그림도 만화처럼 그리기에 여기서 미술을 배우는대신 만화를 배워보는 게 어떻겠냐하셔서 더 이상 미술을 배우지 않았다. 하지만 낙서하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 교과서는 전부 낙서장이었고, 중학생때까지 풍자만화(;;;)를 그렸었다. 성인이 된 후에 다시 미술을 배우게 되었다. 관련하여 아마추어로 삽화를 그리는 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긴하다. 이후에 다른 활동을 다루게 되면 알게 되겠지만, 미술 정도는 그래도 완전히 재능이 없는 영역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미술은 잘 하는 사람들이 정말 너무나 많고..지금 실력은 정말로 낙서를 잘 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2. 성인이 된 후 어디서 배웠나?



(1) (백화점/마트) 문화센터 : 문화센터에서의 배움에 대한 이야기만 따로 쓰고 싶을 정도로 문화센터는 재미있는 곳이다. 마케팅의 수단이기 때문에 백화점이나 마트에서도 손해를 보고 사업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까 강사 처우가 정말 별로다. 한 블로그를 보니 수강료의 50%만 가져간다는데, 나는 최소한 수강료는 전부 주고 지원이라도 해주는 줄 알았다. 하여튼, 그래서인지 센터 쪽에서는 강사 선생님이 수업을 맡고나면 왠만하면 계속 수업을 해주기를 바라는 모양이다. 그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만난 강사선생님들께서는 약간 이거 없으면 굶어죽는다, 절박한 생계의 수단으로 전전긍긍하며 하시는 느낌은 아니었다. 좀 여유가 있는 느낌..? 그리고 왠만하면 동네에서 선생님들도 계속 하시기만 하면 바뀌지 않는 분위기. 그래서인가 뭔가 이런 가격을 받으면 안 되실 것 같은 고급인력 선생님들이 정말 많다... 


현재까지 내가 들어본 수업들을 기준으로 하면 선생님들은 전직, 혹은 현직으로 작가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았다. 실제로 잘 그리는 그림 실력을 넘어서 자신만의 화풍을 가진 분들도 많은 것 같다. 물론 자신의 화풍을 가르치기보다 약간 평범한 대중적인 일러스트풍 수업을 하시는 경우도 있다. 이건 취향에 따라 맞춰가면 될 것 같다. 


장점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가격(회당 만 원정도부터, 이 만원은 넘지 않는 것 같다)에 고급인력이신 선생님께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정말 큰 장점이다. 그리고 강의식이 아니라 한 명씩 보통 돌아가면서 개인 지도를 해준다. 


단점이라하면 생각보다 문화센터가 검색해보면 마치 커리큘럼은 한 학기 안에 모든 것을 나갈 것처럼 써있지만, 사실 연속적이라는 점이다! 보통 오래 하시는 분들은 몇 년째 같은 수업을 듣고 있기도 하다. 커리큘럼은 보통 참고 사항이고, 개인 지도로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명이 앉아있고 선생님께서 한 명씩 돌아가면서 봐주는 식이라 진도는 천차만별일 수 있다(애초에 한 학기 안에 전부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집에서 열심히 해오면 좀 빨리 나갈 수 있지만, 수업에서만 할 수 있다면 진도는 무한정 늘어질 수도 있다(어느정도 반 안에서 씽크를 맞추는 분들도 있긴하다).

두 번째는 재료비가 생각보다 많이 든다는 점이다. 특히 미술분야라면 연필 그림만 그릴 경우에는 스케치북과 연필만 종류별로(보통 2H, HB, 4B 정도 구비하면 되는 것 같다) 구비하면 되지만, 만약 수채화를 하거나 색연필 그림을 할 경우 그에 걸맞는 재료를 갖춰야한다. 최소 수준 재료만 갖추는 것도 생각보다 가격대가 있다. 근데 그 재료라는 것이 또 사실 작가이신 선생님들한테는 후진 재료를 가지고 지도하는 것이 영 불편하실 수도 있다. 이건 선생님들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지만, 조금 신경을 쓰게되는 분위기인 것 같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문화센터는 수강료가 저렴한대신, 재료를 전혀 지원해주지 않는다. 처음 신청할 때는 수강료만 눈에 들어오지만 잘 하면 재료비가 한 학기 강습비만큼 들 수 있다.


단점 부분을 길게 쓰긴 했지만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2) 개인 작업실 :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업물이 있다면 그 스타일의 작업을 하는 작가분께 미술 수업을 받을 수도 있다. 전에 식물 일러스트 수채화 관련해서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만의 스타일이 있고, 프리랜서로 그런 미술 작업을 하시는 분이 하는 수업이었다. 5주 정도 들었는데 짧은 기간에 선생님이 짜주신 커리큘럼대로 따라가면서 관련 스킬이 많이 늘었고, 선생님이 젊으셔서 친구처럼 수다떨면서 즐겁게 참여했던 것 같다. 


장점은 좋아하는 선생님의 스타일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선생님이 커리큘럼을 가지고 시간 내에 그런 화풍을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신다. 또한 보통 개인 지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정 등을 유연하게 조율할 수 있고(과외처럼), 선생님의 작업실이 있기 때문에 오브제가 준비되어 있거나 관련해서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풍부하다. 


단점은 가격이 문화센터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점이다. 이건 선생님마다 천차만별일 것이라 어느정도라고 적기가 애매하다. 근데 최근에 시간표가 정해진 작업실?에 알아본 기억에 따르면 한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에 4회에 15만원선 정도였고, 추가로 재료비를 일정 금액(너무 비싸진 않음) 받거나 받지 않았다. 재료비를 받는 경우 재료를 직접 사지 않아도 제공해주는 경우였다. 이전에 배울 때도 소모성 재료 외에는 어느정도 지원을 해주셨던 것 같다. 


그리고 이건 장점이자 단점인데 어느정도는 선생님의 스타일을 따라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을 배우는 쪽에 가깝다고 느낄 수도 있다. 


(3) 인문교육단체 : 자세히 적으면 단체 이름 자체가 밝혀져서(상관은 없지만..) 인문교육단체라고 적었는데, 어마어마한 선생님들께 배울 수 있다.. 경력만 화려하신 것이 아니라 가르치면서 지향하시는 바나 자신만의 철학?도 엿볼 수 있다. 심지어 형편에 따라 금액을 조정해서 있게 낼 수 있었다(인문의 정신이 있는 곳에만 있을 수 있는 마인드라고 생각했다). 정확하게 밝히긴 어렵지만 가격은 문화센터와 비슷하게 냈던 것 같다. 이때도 목탄같은 재료를 사면서 생각보다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수채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다른 분들이 너무 잘 그리는데 나만 못 그려서 조금 쪽팔리긴 했지만 정말 좋은 수업이었다고 생각한다. 단점은 수업이 다양하게 열리지는 않고, 내가 사는 지역이 아니었다는 점 정도? 나도 가까운 곳에 살면 다시 다니고 싶을 정도로 뭔가 '미술'을 느낄 수 있는 수업이었다. 


(4) 동네 미술학원 : 여긴 실제로 다녀보지는 못 했다. 일단 성인 취미반을 운영하는 곳이 많지도 않았고 운영하더라도 가격이 비싼 것 같았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좋겠지만 애초에 입시미술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라면 스타일이 획일화되어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좀 더 스파르타로 기본기를 키우기엔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5) 온라인 클래스, 유튜브 : 사실 유튜브만 몇 번 해봤고, 온라인 클래스는 듣지 못했다. 그리고 둘 다 거의 디지털 드로잉 위주인 것 같다(수채화도 있지만 디지털이 그래도 상대적으로 보고 따라했을 때 어느정도 따라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디지털 드로잉 툴은 보통 평범한 무자본 비전공생답게 노후화된 아이패드에 2만원 정도 주고 산 프로크리에이트 프로그램을 이용해 애플펜슬로 그린다. 크게 불편한 점은 못 느낀다. 유튜브의 장점은 무료라는 것, 무료이면서 어쨋든 조회수를 높여서 그 분에게 작게나마 기여한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디지털 드로잉의 경우 꿀팁들 몇 가지만 유튜브 보고 따라하면서도 쓸 수 있는 기술의 폭이 넓어져 결과물이 확 좋아질 수 있다. 단점은 스스로의 의지로 꾸준히 하기 어렵다는 점, 피드백을 받을 수 없다는 점 정도이다. 온라인 클래스는 내 기준으로는 너무 비싸서 못 들어봤다. 후기를 검색하면 많이 나올 것이라 그걸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어느정도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해서 적었으니 절대적으로 맞는 얘기는 아니다. 자신이 맞는 방식을 찾아서 배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후기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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