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라는 나라의 특징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후 난 혼자 지하철을 타고 관광을 떠나게 되었다.
내가 간 관광지는 바로 꾸뜹 미나르라는 곳,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인도 최대의 미나르라고 한다.
나 같은 외국인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인도 현지 관광객이었으며 엄청 많았다. 특히 소풍을 온듯한 인도 학생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었다.
내부로 들어가 구경을 하는데 왠지 모르게 부담스러운 느낌, 그렇다. 모든 인도인들이 나를 주목하고 있었다. 인도에 한국인이 그래도 꽤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뭐가 그리도 신기한지 다들 큰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개중에는 내게 다가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그렇게 사진을 찍어주면서 바쁘게 유적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때 내가 구석 진 곳으로 갔을 때 어린이와 청소년의 중간쯤 되어 보이는 한 남자 학생이 내게 대뜸 'bitch'라며 욕을 했다. 내가 영어를 못 알아듣는 줄로 착각하고 호기심반 장난반의 마음으로 내게 못된 말을 한 것이다. 순간 너무 화가 나고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수치스러웠다. 저 작은 아이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한 걸까,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뜻을 알고는 있을까 등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저런 소리를 들어야 하지 싶으며 억울하기도 했다. 내가 화를 내며 다가가니 그 아이는 키득거리며 도망갔다.
한 아이의 잘못된 관심 하나로 안좋은 기억이 되어버릴 뻔한 꾸뜹 미나르, 그럼에도 날씨도 너무 좋았고 사람들도 친절했기에 좋은 경험으로 간직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