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리뷰
살면서 본능적으로 눈이 마주치는 사람이 있다.
인지하기도 전에 사랑의 싹은 이미 마음속에 자리하게 된다.
드러낼지 말지 고민하다 연을 놓치기도 하고, 여러 상황이 겹쳐 꽃을 피우기도 전에 싹이 시들기도 한다.
대체로 영화 속 두 주인공의 나이대의 사람이라면 (꼭 그렇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은 마음속 그런 싹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결과가 어찌 되었든 본능적인 그 마음속에는 수만은 감정이 소용돌이 친다.
헤어질 결심은 아주 아주 대단한 사랑 영화이다.
그것도 섬세하고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본능적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다.
찰나의 눈빛, 손짓, 대사의 단어 하나하나 그리고 뇌리에 딱 박히는 장면 장면마다 각자가 느낀 사랑이 표현된다.
설렘, 두려움, 불확신, 떨림, 허무, 무모함, 자의식의 붕괴, 내가 내가 아닌 모습...
사랑하면서 보일 수 있는 수많은 형상이 스크린 곳곳에 묻어난다.
무한대로 확장되는 "사랑"의 요소요소를 "안개"처럼 스크린에 뿌려놓는다.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관객이 찾아오고 N차 관람이 이어지는 것은
아마도 각자가 느낀 사랑의 파편이 계속 눈에 밟혀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호불호를 떠나 추천한다. 아주 강하게.
큰 스크린에 펼쳐진 자신의 파편을 한번 찾아보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