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블라디보스토크 여행기
한국에서 2시간 만에 갈 수 있는 유럽이 있다. 러시아의 남쪽 끝에 위치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은 유라시아 국가로서 유럽의 정서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최근 들어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 2박 3일 동안 여행할 마땅한 여행지를 찾다가 선택한 곳인데 짧은 기간 동안 알차게 여행하기에 딱 좋아 어느 때보다 만족스럽게 여행을 즐기다 왔다. 2박 3일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블라디보스톡을 적극 추천하는 마음으로 후기를 쓴다.
블라디보스톡 공항
입국 수속을 밝고 짐을 찾으러 내려오니 정겨운 궁서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북한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블라디보스톡을 온다니. 여행을 하다 북한 동무를 만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여행에 대한 기대가 점점 더 부풀어 올랐다.
공항 내부에 위치한 러시아의 대표적인 통신사 MTC의 부스에서 데이터 유심을 구매할 수 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정당한 요금으로 택시를 이용하려면 여행객들을 상대로 호객 행위하는 택시는 피하고, 미터기로 계산하는 택시 어플을 사용하는 게 좋다. 현지 전화번호가 필요한 택시 어플을 이용하려면 로밍이 아닌 러시아 통신사의 '유심'이 꼭 있어야 한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탓인지 공항 안내판에 한국어가 써져있다. 지리상 가깝다고 하지만 러시아에서 한국어를 만나니 참 반가웠다.
'Maxim'이라는 어플을 이용해 공항 앞으로 택시를 호출했다. 블라디보스톡 공항에서 도심에 위치한 숙소까지 40분 정도 소요됐고, 택시 요금으로 910 루블(약 16000원)을 지불했다.
아르바트 거리
블라디보스톡의 젊음의 거리, 아르바트 거리는 음식점과 상점이 밀집해있어 여행을 하면서 여러 번 지나치게 되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로와 같은 개념이다. 여행객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 가고 싶은 식당이 한 곳에 모여있어서 참 편리했다. 거리를 빼곡하게 메우고 있는 유럽풍의 건물들로 인해 거리를 걸으면 마치 유럽 한복판을 걷는 듯한 이색적인 느낌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해질 녘 풍경이 장관이었다.
TORTONIYA (케이크 가게)
아르바트 거리에 위치한 케이크 전문점이다.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해 처음 방문한 가게가 내부 인테리어, 하물며 냅킨까지 애정 하는 보라색(자주색)으로 물들여진 곳이라 '왠지 여행의 시작이 좋구나.' 마음속으로 긴히 속삭일 만큼 기분이 좋아졌다.
케이크 3조각과 커피 2잔을 주문했는데 단돈 710 루블(약 12000원)이 나왔다. 물가가 싼 블라디보스톡에서는 한국 물가로 따지면 고작 커피 2잔 값인 금액으로 배부르게 디저트 타임을 즐길 수 있다. 저렴한 물가는 여행지의 최대 강점이다.
별 다를 것 없이 흔한 초콜릿 케이크 맛이었다.
부드럽고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다.
이름과 주재료를 추측하기 힘든 정체 모를 케이크는 생소하지만 자꾸 손이 가는 맛이라 기억에 남는다. 이곳에 방문한다면 사진 속의 케이크를 꼭 주문해 먹어보길 바란다. 어떤 종류의 케이크인지 알고 싶었지만 영어로 된 설명도 없고, 종업원이 영어를 구사하지 못해서 결국 알아내지 못한 게 아쉽다.
TORTONIYA
(케이크 가게)
영업시간 : 09:00 ~ 20:00
추천 메뉴 : 정체 모를 케이크
위치 : 아르바트 거리
주의사항 : 종업원이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니 몸짓을 이용해 주문해야 한다.
가격 : 케이크 3조각 + 커피 2잔 = 710 루블(약 12000원)
독수리 전망대
아르바트 거리에서 독수리 전망대까지 도보로 30분 정도 소요됐다. 충분히 걸어갈 수 거리이기 때문에 굳이 택시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 갈라진 시멘트 때문에 가는 길이 약간 험난한 편이니 조심해야 한다
항구와 금각교의 전경이 드러나는 블라디보스토크의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낮보다 야경이 더 인상 깊으니 해가 진 저녁이나 밤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Porto - franco' 레스토랑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중세 시대를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가 눈앞에 펼쳐진다.
추운 날씨의 러시아는 계절에 관계없이 거의 대부분 겉옷을 걸치고 다니기 때문에 식당마다 두꺼운 겉옷을 맡기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처음에는 무언가 강압적으로 느껴지고 어색했지만 여행을 하며 점점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붉은 채소 비트로 인한 색감 때문에 다소 거부감이 들고, 어떠한 맛인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첫 입을 먹는 순간 쇠고기 뭇국이 연상되는 다소 흔한 맛이다.
생애 처음 접해본 달팽이 요리는 오늘 하루 최고의 요리로 등극했다. 비 오는 날에 길에서 볼 수 있는 달팽이가 아닌 식용 달팽이로 요리한다고 해도 다소 거부감이 있었지만 중독성 있는 쫄깃한 식감으로 인해 경계심이 단숨에 풀어졌다.
색소폰으로 연주하는 재즈를 들으며 양고기 수프, 달팽이 요리, 양고기 스테이크, 그리고 물과 맥주를 주문해 푸짐하게 먹었으나 단돈 2160 루블(약 38000원)을 지불하였다. 어딘가 방문할 때마다 블라디보스톡의 저렴한 물가에 새삼스레 놀란다.
PORTO - FRANCO
(레스토랑)
영업시간 : 금~ 토 / 12:00 ~ 02:00
일 ~ 목 / 12:00 ~ 23:59
추천 메뉴 : 달팽이 요리, 양고기
위치 : 지하에 위치해있어 한 번만에 못 찾고 헤맬 수 있다.
가격 : 음식 3가지 + 음료 2 종류 = 2160 루블(약 38000원)
2시간 30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비행시간을 거쳐 익숙한 아시아의 느낌을 완전히 벗어나 유럽의 느낌까지 더해진 러시아를 여행할 수 있어서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더구나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물가는 현실을 벗어나 완벽한 욜로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1등 공신이었다. 사람과의 만남에 첫인상이 중요하듯 여행에서도 여행지의 첫인상이 중요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블라디보스톡은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고, 내일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1일 차 일정
블라디보스톡 공항 - 숙소 - 아르바트 거리 - Tortoniya 케이크 가게 - 독수리 전망대 - Porto franco 레스토랑 - 숙소
글, 사진 : 방랑자 에이미
Blog : blog.naver.com/trvr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