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블라디보스톡은 러시아의 끝에 위치한 아담한 동네이다. 대부분 모든 곳을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작은 동네이기 때문에 짧은 일정이라도 충분히 많은 곳을 누비고, 다양한 음식을 먹으며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굼 옛 마당
블라디보스톡에서 가장 오래된 유럽풍 건축물이자 최초의 백화점인 굼(ГУМ)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과거 소련 시절 각종 창고로 사용되던 '굼 옛 마당'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는 디저트 가게, 카페, 와인바, 미용실 등 다양한 매장이 들어서면서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장소이며 익히 알려진 아르바트 거리보다 오히려 유럽의 느낌을 더 짙게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멋스러운 분위기도 여행객들의 발길을 이끄는데 한몫하지만 이곳에 위치한 에끌레어 가게는 여행을 하는 동안 꼭 들려야 할 맛집 중의 맛집이다.
해양공원
부동항, 얼지 않는 바다와 인접해있는 블라디보스톡은 사시사철 푸르게 일렁이는 파도를 볼 수 있다. 눈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를 감상하며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아무르만 해양공원은 해양도시로서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낸다. 낮에 방문하면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햇빛이 강하니 선글라스를 챙기면 유용하다. 필자는 자연광과 함께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기며 여행의 한순간을 기록했다.
혁명광장
블라디보스톡 시내 중심에 위치한 혁명광장은 사회주의 혁명 성공을 기념하면서 만들어진 곳으로 우리나라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1937년, 고려인들을 강제로 이주시키기 위해 집합시켰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기념탑 주위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 했으나 대량의 비둘기가 거주하고 있단 터라 겁에 질려 발걸음을 돌렸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혁명광장 근처에서 대규모의 재래시장이 열린다. 시장이 열리는 요일에 맞춰 방문해 보다 다양한 구경을 하고, 마음에 드는 물건은 직접 구매해보길 추천한다. 필자는 실제로 예전부터 궁금했던 벌집 꿀을 구입해서 먹어보기도 하였는데 그 또한 좋은 추억이 되었다.
혁명광장 근처에는 기념품 판매소도 자리 잡고 있는데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기념할 수 갖가지 기념품과 지하에는 주류와 식품까지 즐비해있다. 그냥 지나치면 한국에 돌아갔을 때 아쉬운 감정이 들 확률이 다분하니 방문해보길 바란다.
개선문
개선문은 일반적으로 전쟁터에서 승리한 황제나 장군들을 환영하기 위해 세우는 문이지만 블라디보스톡의 개선문은 전쟁의 승패 여부와는 상관없이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과거 구 소련 정부에 의해 파괴되었지만, 니콜라이 2세의 135주년을 맞이한 2003년에 복원되었다. 개선문 아래에서 손을 잡고 사랑을 맹세하면 영원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달콤한 이야기가 전해져오기도 하니 연인과 함께 여행을 왔다면 지나가는 길에 들러보는 것이 어떨까?
개선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와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드넓게 펼쳐진 항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실 개선문을 발견했을 때보다 문을 지나 눈앞에 보이는 항구를 발견했을 때 더 인상 깊었다. 바다와 어우러진 경관을 여유롭게 곱씹으며 기념사진도 찍고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한 곳이라 여행의 여운과 함께 기억에 남는 장소이다.
2일 차 일정
굼 옛 마당 - 퍼스트 시티 에끌레어 - 해양공원 - 우흐뜨블린 - 댑 버거 - 혁명광장 - 개선문 - 해적 커피 - 오그뇩 레스토랑
글, 사진 : 방랑자 에이미
Blog : blog.naver.com/trvr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