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부지런히 의미 붙이기 <Into The Unknown>
올해 처음 읽은 책은 신형철 평론가의 <인생의 역사>입니다. 작년 첫 책은 박준 시인의 <계절산문>이었고요.
두 책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선물 받은 책이라는 것. 선물은 읽어야 하는 이유가 아닌 의미를 줍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작년에 읽지 못했던 책이라는 겁니다. 두 책을 읽은 시기는 23년과 22년이지만, 두 책이 출간된 것은 22년과 21년의 일이니까요.
그래서 새해의 첫 책을 읽는 기분은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못다 한 무언가를 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책뿐만이 아닙니다. 못 봤던 영화, 못 갔던 식당, 그리고 못 만난 친구들까지. 1월의 시간에는 부지런히 하지 못 했던 일들을 해왔습니다. 물론 의미를 더하자면 이 모든 것은 올해의 첫 번째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 번 더 거창하게 의미를 덧붙이자면, '못다 한 새로움'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1월을 좋아합니다. 처음이라는 의미를 붙이기 가장 적절한 달입니다. 물론 여전히 못한 것들이 많습니다. 2월에도 7월에도 심지어 12월에도 올해의 첫 번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1월에 비해 다소 시시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불필요한 의미 붙이기라고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런 의미들로 인해, 혹은 의미들을 위해 움직이기도 하는 게 사람입니다. 그렇게 지금, 올해의 첫 번째 에세이를 씁니다. 한 주 더 미루면 덜 즐거울 거 같기 때문입니다.
'올해의 첫 음악으로 무엇을 선택하셨나요?'
그런 의미 붙이기 중 유독 좋아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같은 질문에 다양한 답들이 돌아왔습니다. 각자의 의미가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저는 작년에 에스파의 Next Level을 들었고, 올해는 겨울왕국 2의 주제가 Into the unknown을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있었고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못다 한 일들과 새로운 다짐들이 있습니다.
어떤 게 변하고, 또 어떤 게 변하지 않을지
그래서 2024년의 첫 번째 음악이 무엇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살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