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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선생 Jan 13. 2019

#10. 교사가 되는 첫걸음, 교육 실습

한국어 교사가 되겠다고 오는 학생들 

   우리 대학교는 교원 대학교이기 때문에 한국어를 위한 수업들이 있고 교육학을 위한 수업이 있다. 교육학과 관련 수업에는 '교육실습'이라는 과목이 있다. 한국의 교육실습은 한달 정도 실제 선생님처럼 학교로 출퇴근을 하며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생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과 교직에 계신 선생님들과 한달 동안 어울리며 실제 수업 현장을 체험하는 시간이다. 파라과이 국립 교원대학교의 교육실습은 조금 다른 부분들이 있다. 한국에선 한달의 기간이지만, 파라과이의 교육실습 과목은 1학년 2학기 때부터 총 5학기에 걸쳐서 있다. 교육실습 첫학기는 이론을 배우는 시간이고, 2학기~ 4학기는 모두 현장으로 실습을 간다. 2학년부터 3학년까지 2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실습을 하니, 학생들은 엄청 힘들어 하지만 그 만큼 중요하고 많이 배우는 과목이다.

   한국과 파라과이는 교육실습 과목의 운영방식에도 큰 차이가 있다. 파라과이의 교육 실습은 강의실 내의 수업과 현장 실습, 이 두 가지가 함께 진행된다. 따라서 대학교 강의실에서 이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도 중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튜터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이 실습을 나가는 학교들은 파라과이 한국 교육원에서 교사를 파견해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학교들이기에, 결국 튜터는 파라과이 한국 교육원의 교사들이다. 따라서 교육실습 과목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학생들에 대한 평가 등을 설명하기 위해,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튜터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이 과목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수업 운영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1학년 2학기에는 대학교 교실에서만 이루어지는 이론수업이 진행되고 2학년 첫 학기부터는 대학교 수업과 현장실습이 나누어 진행된다. 2학년 1학기에는 수업 후의 시간을 활용하여 현장에 나가서 학교와 학급 운영 전반에 대한 관찰을 하고 보조교사로서 활동을 한다. 이  내용은 최종 보고서로 제출한다. 2학년 2학기에는 학교 교실에서 수업 보조 활동을 하고 실제 본인이 수업을 해보기도 한다. 역시 강의는 강의대로 진행하고 방과 후에 학생들은 실습을 나가고, 마지막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한다. 3학년 1학기와 2학기는 모두 실제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기이자 본인이 어떤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실행해 볼 수 있는 학기이다. 예를 들면 보조 교재를 제작한다거나, 교구를 만들 수도 있고, 반드시 학교가 아니어도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기관을 방문해서 하는 활동도 가능하다. 이 때에도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그대로 진행되고 방과 후에 해당 학교에 가서 교육실습을 한다. 마지막으로 최종 보고서를 제출한다. 

모의 수업 모습
학교 현장에서 수업 실습하는 모습

   2016년 2학기부터 내가 교생실습 과목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은 현지 초중고등학교에 가서 실제로 실습을 하기 때문에, 내가 강의하는 교실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파라과이 초중고등학교 한국어 교재와 교육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이 위주다. 교원대학교이다보니 초중등학생을 위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가 중심이다. 파라과이 초중고등학교 교재는 내가 개발한 것이므로 교재의 구성과 활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설명할 수 있다. 학생들은 교재 분석도 해보고, 이 분석에 대해 발표도 한다. 또한 수업 시간에 수업계획서를 쓰는 방법도 배우고 ,모의수업을 하고, 나의 조언을 듣고, 동료평가도 받는다. 수업은 비디오로 촬영하기 때문에 집에 가서 다시 한번 자기평가도 해 볼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했다. 수업 현장에서 첫수업을 시작하고 나면 그 수업에 대한 반성과 고민도 함께 한다. 정말 이 수업을 위해 나도 학생들도 고민하고,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대부분이 수업을 너무 잘 준비해오고 잘 따라와줘서 너무 예쁘다. 어떨 때는 너무 창의적이라 놀랍다. 

내가 제작한 초등학교 교재 시리즈

  2학년 1학기 때부터 3학년 2학기 때까지 4학기에 걸쳐 교육실습 과목을 진행하다 보면 아이들은 지난 학기에 비해서도 쑥 자라 있다. 나 역시도 이들의 성장을 보며 배운다. 우리 학생들이 실제로 한국어 교사로서 직업적인 무언가는 여기서 제일 많이 배울 것 같다.


   교사로서 잘 준비시키고 싶다는 마음으로, 곧 태어날 "신입한국어교사"라는 멋진 작품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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