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잼인 Jul 09. 2023

여자분들은 보통 이 술을 많이 드세요

(마감) 책<걸리 드링크> 북클럽을 진행합니다

“여자분들은 보통 이 술을 많이 드세요"


여자라면, 메뉴판을 보며 어떤 술을 마실까 고민하던 중에 이런 멘트를 들은 적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백발백중으로 달콤하거나 비주얼적으로 화려한 술이다. 여자들은 그런 술을 좋아한다는 편견은 여전히 존재하고, 이 편견은 술맛을 팍 떨어지게 한다.


술을 즐기기 시작했을 무렵, 술집에서 매번 듣는 이런 추천이 지긋지긋했다. 그래서 더 오기로 달지 않고 쓴맛이 강한 술을 보란 듯이 주문하고는 했고, ‘그렇게 성별에 따라 추천하는 건 촌스러운 줄 아쇼'라는 뉘앙스를 풍기려는 행위였다. 


책 <걸리 드링크>에도 '전복'의 의미를 담아 술을 마시는 여성이 등장한다. 루차라는 1930-40년대 멕시코 여성 가수로, 소프라노 음역대를 부르던 그녀가 성대 손상으로 낮은 음역대를 부르게 되면서 남자만 부를 수 있었던 노래 장르를 부를 수 있게 됐다. 그녀는 긴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여성복이 아닌 바지를 입으며 무대를 누볐다. 그리고 마초적인 남성성의 상징인 테킬라를 공공장소에서 마셨다!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여성이지만, 그녀에게 강력한 동질감을 느꼈다. 


다른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역사 속 여성 술꾼에게 이렇게 공감하게 되는 페이지가 무수히 많다. 피식하며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기도 하고, 과거 여성 술꾼에게 가해졌던 폭력에 미간을 찌푸리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왜 이 책 뒤표지에 “한 사회가 여성을 대하는 태도를 알고 싶다면, 술잔의 밑바닥을 들여다보면 된다"는 문장이 크게 쓰여 있는지 이해하게 된다. 여성이 안전하게 마음 편히, 내 입맛에 맞는 술을 마실 수 있는 사회야말로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 아닐까?


계속되는 술 이야기에 술 생각이 간절해지기 때문에 맥주 한 잔과 읽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여성 술꾼으로서의 경험도 떠올리고, 동지 여성 술꾼들과 건배하며 이야기를 나누길! 


들불에서 유료 북클럽을 진행합니다!

- 일시: 7월 15일(토) 오후 6시 ~ 8시 30분

- 장소: 성수

- 신청: fieldfire.kr/?idx=65

출처: 들불


제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제가 '여성'과 '술'을 키워드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아실 텐데요! 그래서 알라딘 북펀딩에서 <걸리 드링크>를 보고 바로 펀딩 했는데, 다음 날 여성 독서 커뮤니티 들불에서 북클럽을 제안해 주셨어요. 이건 운명이다... 하고 바로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이 사실 많이 두껍습니다. 완독 하시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 거예요. 다 읽지 못하셔도 참여하실 수 있도록 시대순 요약 자료와 함께 생각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질문들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북클럽의 목적은 책을 다 읽는 게 아니라, 책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니까요. 책을 다 읽지 못해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잘 이끌어보겠습니다.

예시

맥주를 마시면서 북클럽을 진행하고, 제가 여성과 관련된 맥주들을 따로 챙겨갈 예정입니다. 함께 나눠 마셔요! 어떻게 관련된 것인지는 오시는 분들께만 알려드립니다. 후후후... 모쪼록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촌스럽게 굴지 맙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